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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살해범 김상훈 구속…반성 커녕 경찰 비난

인질살해범 김상훈 구속…반성 커녕 경찰 비난

입력 2015-01-15 10:37
업데이트 2015-01-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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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성추행도 있었다”…‘범행수법 잔인’ , 인질범 얼굴 공개김상훈 부인 인질극 전 경찰서 찾아 상담…막내딸과 여관에 한때 피신

경기도 안산의 가정집에 침입해 부인의 전남편과 그 소생의 딸을 살해하고 인질극을 벌인 김상훈(46)이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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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주택가 살인 인질극 피의자
안산 주택가 살인 인질극 피의자 지난 13일 발생한 경기도 안산 주택가 살인 인질극 피의자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도 안산시 단원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은 반인륜적인 범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경찰과 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이 인질극을 벌이는 동안 부인과 전남편 사이의 딸을 성추행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안산지원은 15일 경찰이 김에 대해 인질살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함에 따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인 뒤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은 지난 12일 오후 부인 A(44)씨의 외도를 의심해 전남편 B(49)씨의 집에 침입, B씨의 동거녀(32)를 감금하고 있다가 귀가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 2명이 차례로 귀가하자 역시 인질로 삼고 13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A씨를 협박하던 중 막내딸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은 15일 오전 9시 45분께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통합유치장이 있는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서 법원으로 나서면서 뉘우치는 기색 없이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취재진에게 “나도 피해자다. 경찰이 지금 내 말을 다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막내딸(16)이 죽은 건 경찰 잘못도 크고 애 엄마(부인)의 음모도 있다.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의거, 인질범 김상훈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기로 하고 경기지방경찰청 출입기자들에게 오전 10시 경찰서 현관에서 포토타임을 갖겠다고 알렸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 관련 법에 의거해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초 통보한 것과 달리 경찰은 15분 정도 이른 시각에 포토타임 없이 김을 호송차로 끌고 갔다.

하지만 김은 차에 타기 전 형사들을 밀친 뒤 버티고 서서 취재진에 이같이 말했다.

김은 챙이 있는 야구모자를 쓰고 검은색 점퍼를 입은 상태로,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1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진행됐다.

40여분 뒤 심사를 마치고 나온 김은 취재진에 “(경찰의 잘못은) 막내딸 죽을 때 오히려 나를 안정시킨 게 아니고 더 답답하게 만들었고 흥분시켰다.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없어 장난 당하는 기분이었다. 아이들을 죽일 명목(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취재진이 막내딸 살해시점을 재차 질의하자 경찰관들은 “그만하라”며 김을 끌고 호송차에 태웠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막내딸을 살해한 시점은 경찰이 개입한 이후 경찰과의 협상 과정이라는 말이 된다. 더구나 그동안 김과의 협상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해온 경찰은 체면을 구기게 된다.

그러나 경찰은 이 부분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밖에 김은 “애들이 살려달라는 소리를 애 엄마가 무시한 것이다. 인간으로서 이해가 안 간다. 애들한테 살려주기로 약속했는데 애 엄마한테 무시당했다”며 범행의 책임을 부인에게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경찰은 인질극 당시 김이 막내딸을 성추행한 뒤 살해했다는 큰딸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아직 이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에 대한 성추행 부분은 큰딸이 인질극 종료 직후 상담사에게 말한 바 있으나 정식 피해자 진술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

또 김의 부인 A씨가 지난 8일 김이 휘두른 흉기에 찔리기도 했고 그 직후 경찰서를 찾아가 상담하기도 했으나 경찰의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느껴 고소장 제출 등 조치 없이 되돌아 갔다고 A씨의 한 지인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A씨는 그후에도 신변의 위협을 느껴 막내딸을 불러 며칠간 여관에 피신해 머물렀으나 지난 12일 친부의 집에 돌려보냈다가 이런 변을 당하게 됐다고 A씨의 지인은 전했다.

경찰은 이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오전 안산 모 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 B씨와 막내딸의 발인이 엄수됐다.

장례는 직장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화를 면한 큰아들(21)이 치렀다. 희생자들은 화장 후 인천가족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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