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실종자 없다”는 해군대령에게 “해군 나가라” 호통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5일 실종자 수색의 어려움을 토로한 해군 장교에게 “해군 나가라”며 호통을 친 것으로 드러났다.7일 진도 팽목항 현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실종자 수색 담당 해군 대령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해당 해군 대령이 실종자 가족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배 안에 실종자들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 ‘그동안 고생은 했는데 현장 해군 잠수사들의 피로도가 심하다’는 내용으로 ‘말 못할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세월호 실종자 수중 수색을 담당하는 해군 장교가 세월호 선체 인양을 시사하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를 전해 들은 실종자 가족 일부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시신이 유실됐다고 하더라. 수색을 포기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에 해군 장교를 팽목항 현지 상황실로 불러 큰 목소리로 질책했다.
이 과정에서 이 장관은 “이런 식으로 할 거면 해군이 (수색현장에서) 나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현지 관계자는 말했다.
팽목항의 민·관·군 관계자들은 “이주영 장관이 이렇게 크게 화낸 것은 처음 본다”며 “밖에서까지 이 장관의 목소리가 들릴 만큼 고성으로 질책했다”고 전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박승기 대변인은 “해군 장교가 인양 이야기까지 꺼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열심히 수색했지만 잠수사들의 피로가 많이 누적돼 힘들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일부 발언이 오해를 불러일으켜 실종자 가족들의 반발이 있어 이주영 장관이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얼마 전 해군의 수색 인력과 장비를 축소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해군 장교의 실언이 가족들의 큰 반발을 산 듯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세월호 실종자 잠수 수색 작업 중인 해군이 내부 문서를 통해 잠수사 인력과 장비 일부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종자 가족과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 현지에서 태풍으로 인한 기상 악화로 일부 수색인력과 선박들이 피항하고 수색이 중단되자 초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