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위반’ 백기완·장영달에 국가배상

‘긴급조치 위반’ 백기완·장영달에 국가배상

입력 2014-07-03 00:00
업데이트 2014-07-0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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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소수의 용기있는 시민 노력이 국가 민주화에 큰 밑거름”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른 백기완(82) 선생과 장영달(66) 전 의원이 각각 국가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 백기완 선생과 부인 김정숙(81)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2억1천6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기관이 헌법상 의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가해자가 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 백기완의 장기간 구금 생활로 그와 부인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백 선생은 1974년 1월께 개헌청원 서명운동본부 발기인으로 유산 반대 운동을 벌이던 중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끌려갔다.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자로 기소된 백 선생은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975년 2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백 선생은 작년 8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이번 소송을 냈다.

한편 같은 법원 민사합의19부(오재성 부장판사)는 장 전 의원과 가족 1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6억1천9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장영달과 같은 소수의 용기있는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노력이 국가의 민주화에 큰 밑거름이 됐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영달과 가족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오랜 기간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과 냉대를 겪어야 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된 장 전 의원은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그는 국민대에서 학생 시위를 부추긴 혐의(긴급조치 9호 위반)로 석방 8개월 만에 다시 구속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장 전 의원은 재심을 통해 지난 2009년 내란을 음모했다는 누명을 벗었다. 이어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해 2012년 28억6천500만원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민청학련 사건의 첫 재심 무죄이자 배상 판결이었다.

장 전 의원은 작년 6월 긴급조치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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