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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생업 미루고 구조·방제…기름값 감당 역부족”

<세월호참사>”생업 미루고 구조·방제…기름값 감당 역부족”

입력 2014-05-16 00:00
업데이트 2014-05-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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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뱃길마저 막혀…한 달 넘게 지원나선 진도 어민들

“저희도 마음이 너무 아파 일이고 뭐고 정신없이 도왔어요. 하지만 섬 사람들 형편에 매일 30만원이 넘는 기름값은 물론 당장 생계 감당이 어려워 속앓이만 하고 있어요.”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되면서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와 유실 방지, 방제 작업을 돕던 진도 어민들이 철수하고 있다.

어민들은 그동안 수백명이 탄 배가 침몰하는 참사에 보탬이 되고자 생업도 포기하고 묵묵히 일선에서 도왔으나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조도면 서거차도 허학무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 매일 어선 대여섯 책이 바다에 나가 10시간씩 일을 했는데 이번 주 들어서는 기름값이 없어 하루 한두 척만 바다에 나간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그동안 매일 30만∼40만원에 달하는 연료비, 식대, 제반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해왔다.

우럭, 돔 등이 많이 잡히고 미역·톳의 본격 채취가 시작되는 시기를 바로 앞두고 사고가 터진 데다가 한 달여간 생업에 종사할 수도 없어 기초 생계를 위협받았다.

정부는 지난 12일 뒤늦게 구조수색에 참여한 진도 어민을 대상으로 유류비와 생계피해, 양식장 피해 등을 지방비로 긴급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 군에서 해당자를 조사 중인 데다가 피해 증빙 책임이 어민에게 있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허 이장은 “사고 이후 섬 주민끼리도 서로 말도 잘 안 하고 마을에 웃음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며 “그저 한 명이라도 찾으려는 생각으로 참고 도왔지만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고통이 크다”고 말했다.

35개의 섬에 3천여명이 살고 있는 조도면 주민들의 고통은 이뿐만이 아니다.

섬 주민들이 진도읍 소재지인 본섬이나 육지로 나올 때 이용하던 팽목항이 사고수습으로 인해 폐쇄되면서 연료나 식료품 공급은 물론 생산품을 내다 팔 유통 경로가 막혀 버렸다.

배 운항이 급격히 줄면서 병원에 제때 가지 못해 중태에 이른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동안 나의 고통보다는 황망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고통이 먼저라는 생각에 참고 견뎌왔지만 섬 주민들은 항구가 막힌 것은 생명줄이 막힌 것이라 이제는 개방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나타내고 있다.

정부에서 인근 임시 선착장과 서망항, 쉬미항으로 분산해 배를 이용할 수 있게 조치했지만 차도선이 배를 대기 어려운 것은 물론 소형 여객선도 밀물 때 간신히 배를 댈 수 있어 운항 시각이 일정치 않고 일부 항은 거리도 멀어 주민들이 자칫 한 곳에서 배를 놓치면 섬에 돌아가기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다.

정순배 조도면 이장단장은 “사고 직후 일대 어민 250여명에게 구조 요청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60여척의 어선과 어민들을 끌고 현장에 간 장본인으로서 그분들의 심정을 모르겠는가”라며 “애처로웠기에 참고 또 참았지만 섬 주민들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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