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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檢 소환 앞둔 유병언 선택은

23년 만에 檢 소환 앞둔 유병언 선택은

입력 2014-05-15 00:00
업데이트 2014-05-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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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양 재수사 당시 통보시각 1시간 넘겨 자진 출석출석 전 검찰에 전화 걸어 신변보호 요청하기도

‘세월호 실소유주 경영비리’에 연루돼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과 검찰의 악연은 23년 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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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한 달 간 세월호 선장과 선사 대표 등 일차 책임자들과 유 전 회장 측근 상당수가 구속되면서 수사는 ’7부 능선’을 넘었다. 그러나 유 전 회장 일가 대부분이 사실상 잠적하면서 실소유주 비리 수사가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달 23일 검찰 수사관들이 서초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자택에서 압수물품을 박스에 담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한 달 간 세월호 선장과 선사 대표 등 일차 책임자들과 유 전 회장 측근 상당수가 구속되면서 수사는 ’7부 능선’을 넘었다. 그러나 유 전 회장 일가 대부분이 사실상 잠적하면서 실소유주 비리 수사가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달 23일 검찰 수사관들이 서초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자택에서 압수물품을 박스에 담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1991년 ‘오대양 사건’ 재수사가 진행되면서 공예품 제조업체 오대양의 박모씨 등으로부터 사채 자금을 받아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혐의(상습사기)로 구속됐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실질적 교주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은 1991년 7월 30일 검찰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유 전 회장은 사전에 검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등 세간의 집중된 관심에 부담감을 내비쳤다.

같은 날 오후 3시 35분. 대전지검 청사 현관 앞에 그랜저 승용차 2대가 도착했다.

첫 번째 그랜저 차량에서 건장한 체격의 사설 경호원들이 먼저 내렸다. 이어 뒤따라 온 차량의 뒷좌석 문도 곧 열렸다.

회사 법률고문 변호사와 함께 당시 (주)세모 사장이었던 유 전 회장이 내렸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20여 명의 사진기자를 본 유 전 회장은 미소를 띤 채 1∼2분간 포즈를 취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그는 검찰에 출석한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오대양 사건으로) 숨진 사람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며 다소 상식 밖의 대답도 했다.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와 세모 직원을 자처한 20∼30대 30여 명이 유 전 회장을 에워쌌고, 그는 3층 특수부장실로 유유히 올라갔다.

당초 유 전 회장의 출석시한은 같은날 오후 2시였다.

유 전 회장의 자진 출석을 기다리던 검찰은 예정시각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자 초조해졌다.

그 사이 서울에서부터 유 전 회장을 동행하던 검찰 수사관도 “취재경쟁으로 언론사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유 전 회장 일행을 놓쳤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한때 잠적설이 나돌기도 했다.

검찰이 즉시 세모 본사에 연락해 유 전 회장이 탄 차량 번호와 카폰 번호를 확인한 뒤 위치를 파악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은 당시 소환 조사를 앞두고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 전 회장은 1990년 11월 정모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뒤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검을 찾았다가 ‘정 교수 석방’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침례신대생들에게 에워싸이는 봉변을 당한 바 있다.

유 전 회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대전지검에 전화를 걸어 “검찰 주변에 정모 교수와 관련된 침례신대생들이 나와 있지 않느냐”고 물은 뒤 후문 출입 등 신변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학생들 문제와 관련해 출두시간을 늦추며 2차례나 신변보호 요청을 하자 언론 인터뷰에서 “유 사장이 지나치게 겁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에 출석한 유 전 회장은 조사 과정에서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돼 징역 4년형을 받았다.

검찰이 23년 만에 세월호 참사 책임과 각종 경영비리 혐의로 유 전 회장에게 출석을 통보하면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에게 오는 1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그러나 장남 대균(44)씨 등 자녀 모두가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며 사실상 잠적한 상황이어서 유 전 회장이 다시 검찰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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