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입 열자 인천 모자 실종사건 수사 급물살

며느리 입 열자 인천 모자 실종사건 수사 급물살

입력 2013-09-23 00:00
업데이트 2013-09-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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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며느리 시신 유기장소 지목…경찰 시신 발견범행 가담 정도는 수사 중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인천 모자(母子) 실종사건이 돌파구를 찾았다.

실종자의 며느리가 시신 유기장소를 지목, 시신 1구를 찾으면서부터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3일 오전 강원도 정선에서 실종자 김모(58·여)씨와 장남 정모(32)씨 가운데 1명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발견은 차남(29)의 부인 김모(29)씨가 경찰과 동행해 유기 장소를 알려줬기에 가능했다.

깊게 묻히지 않은 채 발견된 시신은 뼈만 남아 있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돼 정확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성인 남성 체구보다는 작은 점으로 미뤄 김씨의 시신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흉기에 찔린 흔적이나 둔기로 맞은 흔적은 1차 검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며느리 김씨는 또 다른 시신이 경북 울진에 유기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를 대동하고 지난 17일에도 울진에서 시신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찾지 못했다.

울진과 정선은 차남 정씨에게 모두 익숙한 곳이다. 정씨는 정선에 있는 강원랜드에서 자주 게임을 했다. 울진은 정씨의 외가가 있는 곳이다.

김씨의 범행 가담 정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남편이 어떻게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는지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인천시 남구 학익동에서 남편이 몰고 온 차에 타고 정선과 울진에 따라갔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시신 유기 당시 자신은 차에 앉아 있었고 남편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면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검토했다. 그러나 김씨의 거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차남 정씨가 어머니 집에서 어머니와 형을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씨가 지난달 14일 차를 몰고 어머니 집 앞을 지날 때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혼자 탄 차라고 보기에는 과할 정도로 차체 중심이 밑으로 내려앉았다.

경찰은 동종 차량에 어머니 김씨와 장남 몸무게를 합친 것과 같은 125kg의 물건을 싣고 100회에 걸쳐 실험한 결과 차체의 내려앉는 정도가 CCTV 속 정씨 차량과 96%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정씨가 어머니 집을 나설 땐 이미 어머니와 형의 시신을 차에 싣고 출발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며느리 김씨가 시신 유기장소를 뒤늦게 털어놓은 속내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후 한 달여 동안 침묵을 지켰다. 남편이 지난달 22일 긴급체포됐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날 때도 이번 범행이 남편 주도로 이뤄졌다는 사실은 시인하지 않았다.

정씨는 아내 김씨가 경찰에 시신유기 장소를 처음으로 알려준 다음날인 지난 18일 자기 집에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아내가 자신의 범행을 실토하자 경찰 수사망을 더는 따돌릴 수 없다는 압박감에 몰렸을 가능성이 크다.

정씨는 지난 22일 다시 체포됐지만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아내 김씨에 대해서는 시신유기 방조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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