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상 범죄자 3명 중 2명 다시 범행한다

정신이상 범죄자 3명 중 2명 다시 범행한다

입력 2013-03-10 00:00
업데이트 2013-03-1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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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 매년 500건…살인범 중 4.6%

정신병 전력을 지닌 범죄자 3명 중 2명이 다른 범죄를 또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인사동 식당 밀집지역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이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천막에 방화하듯 정신이상자들의 범행이 반복되고 있어 범정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0일 경찰청과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정신 이상 범죄자 중 앞서 다른 범죄를 저지른 바 있는 사람은 전체의 65.8%를 차지했다.

이는 5년 전인 2008년의 63.6%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정신 이상 범죄자 3명 중 2명이 사법처리를 받은 이후 또다시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신이상자가 저지른 범죄 중 강력범죄가 특히 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정신이상자가 살인·강도·강간·방화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건수는 501건을 기록했다.

정신이상 전력자가 저지른 강력범죄 건수는 2008년 412건, 2009년 406건, 2010년 448건으로 400건대에 머물렀으나 2011년 509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500명대를 유지했다.

특히 살인범 중 정신질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3.3%, 2009년 3.5%, 2010년 3.2%에서 2011년 4.9%, 2012년 4.6%로 증가했다.

쌍용차 농성장과 인사동 식당가 방화 피의자 안모(52)씨는 “술을 마시면 ‘불을 질러 거리를 깨끗하게 치우라’는 환청이 들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 초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고교 중퇴생 김모(18)군도 가정 불화 등으로 우울증 전력을 갖고 있었다.

김군은 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교복을 입고 범행을 저질렀으며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자포자기 심정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지환 치안정책연구소 경찰연구관은 “정신질환자 범죄는 피의자와 피해자 간 상관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아 무동기 범죄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유대 약화, 경제적 좌절, 사회적 불만 등 사회구조적인 원인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경쟁에서 밀린 사람들이 좌절·은둔형으로 변모하면서 불만과 공격성을 강력범죄로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관은 “경제활동이 중단돼 빈곤하고 사회유대가 약화된 소외 계층, 형사사법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범죄경력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사회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묻지마 범죄나 정신이상자 범죄를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경찰과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이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표> 정신이상자 범죄 동향

(단위: 건, %)

┌──────┬──────┬──────┬──────┬──────┬──────┐

│구분 │ 2008│ 2009│ 2010│ 2011│ 2012│

├──────┼──────┼──────┼──────┼──────┼──────┤

│5대범죄 │ 3397│ 3655│ 3246│ 3337│ 3315│

├──────┼──────┼──────┼──────┼──────┼──────┤

│강력범죄 │ 412│ 406│ 448│ 509│ 501│

├──────┼──────┼──────┼──────┼──────┼──────┤

│재범률 │ 63.6│ 64.8│ 65.8│ 65.9│ 65.8│

├──────┼──────┼──────┼──────┼──────┼──────┤

│살인범 중 │ 3.3│ 3.5│ 3.2│ 4.9│ 4.6│

│비율 │ │ │ │ │ │

└──────┴──────┴──────┴──────┴──────┴──────┘

(자료: 치안정책연구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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