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시즌 꽃값 급등…화훼농가·꽃가게 ‘울상’

졸업시즌 꽃값 급등…화훼농가·꽃가게 ‘울상’

입력 2013-02-03 00:00
업데이트 2013-02-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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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한파에 생산비 증가…화훼농가 “팔아야 본전”

생화 수요가 가장 많은 졸업시즌을 앞두고 꽃값이 급등, 화훼농가와 꽃가게들이 울상이다.

3일 충북 농수산물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장미 10송이(1속)당 전국 평균 도매가격이 지난 1일 기준 7천370원으로 지난달 14일 3천972원보다 85%나 급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천 281원보다도 약 17% 오른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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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시즌을 앞둔 지난 2일 충북 진천군의 한 화훼농장에 출하를 앞둔 장미꽃이 활짝 피어있다. 하지만 올해 유례없는 한파와 연이은 폭설 탓에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 화훼농가들 사이에서는 ‘팔아야 본전’이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졸업시즌을 앞둔 지난 2일 충북 진천군의 한 화훼농장에 출하를 앞둔 장미꽃이 활짝 피어있다.
하지만 올해 유례없는 한파와 연이은 폭설 탓에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 화훼농가들 사이에서는 ‘팔아야 본전’이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안개꽃도 지난 1일 기준 한 단에 1만14원으로, 보름 전 2천555원에 비해 약 4배, 지난해 같은 기간 5천79원보다는 2배가량 상승했다.

화훼공판장의 한 관계자는 “유례없는 한파와 연이은 폭설 탓에 생산비용이 급증한 반면 생산량은 크게 줄어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꽃값이 급등했지만 정작 화훼농가는 울상이다.

작년보다 판매가격은 올랐지만 투자 비용이 워낙 많아 손해를 안 보면 다행이라고 화훼농가들은 입을 모았다.

17년째 진천 화훼단지에서 장미를 재배하는 송근달(68)씨는 “올해는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한파에 출하 시기가 많이 늦었다”며 “영상 20도까지는 높여줘야 하는데 난방비가 비싸 차마 온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일조량도 적어 생산량이 30% 가까이 뚝 떨어져 졸업시즌 대목을 놓치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한국전력이 지난해 11월 전력 수급난 해소를 이유로 화훼농가에 부과하는 전기 기본요금을 20.4%, 사용 전력요금은 44.5%나 올리면서 화훼농가의 난방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

경기 침체로 소비마저 위축되면서 원하는 만큼 값을 올려받을 수도 없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매상들도 표정이 어둡긴 마찬가지다.

충북 청원군 오창읍의 한 화훼단지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7)씨는 “현재 10송이에 2만원선에 팔고 있는데 본격적인 졸업시즌이 되면 두 배는 오를 것”이라며 “가격이 오르면 매상이 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비싼 생화 대신 평균 1만∼1만5천원 선에 거래되는 20여종의 ‘인형·사탕 꽃다발’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는 “3년 전부터 조화와 인형꽃을 팔기 시작했는데 꾸준히 잘 팔리고 있다”며 “재롱잔치가 많은 1월에는 전체 판매량의 40%가량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6년 동안 꽃가게를 운영해 온 신모(48·여)씨는 “요즘엔 ‘꽃 한다발 주세요’라고 하지 않고 ‘1만5천원에 맞춰주세요’라고 주문한다”며 “꽃값이 워낙 비싸 단골손님 없이는 생화 팔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꽃값은 오르지만 구매자는 말할 것도 없고 화훼농가와 꽃가게 모두 우울한 졸업 시즌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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