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치매 60대女 집에 혼자 있다 ‘火魔’에…

중증치매 60대女 집에 혼자 있다 ‘火魔’에…

입력 2013-02-03 00:00
업데이트 2013-02-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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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집 머물다 가족 집 비운 사이 불…혼수상태

중증 치매를 앓던 60대 여성이 혼자 머물던 집에서 화재가 나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일 서울 영등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6시께 영등포구 대림동 김모(51·여)씨의 빌라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김씨의 언니(65)가 연기를 마시고 정신을 잃어 병원에 후송됐지만, 의식불명 상태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중증 치매 환자인 언니 김씨가 다른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혼자 양초에 불을 붙이려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이 나고 얼마 안 돼 동생 김씨의 아들(24)이 귀가, 현관문 틈새로 검은 연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서는 이 화재로 발생한 재산피해가 150여만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지만 기자가 찾은 화재 현장은 피해 정도가 훨씬 심각해 보였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완전히 탄 옷가지들, 피아노, 컴퓨터, 장롱 등은 연기에 심하게 그을렸거나 진화 과정에서 물에 흠뻑 젖어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천장과 벽이 모두 검게 변하고 현관문도 화마의 열기에 어그러져 집 전체를 보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동생 김씨가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혼자 사는 언니를 이 집으로 데려온 것은 약 한 달 전. 복지사의 도움을 종종 받는다고는 하지만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언니가 혼자 지내는 상황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잠깐 집을 비운 사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동생은 언니가 4~5년 전부터 신길동 자택에서 혼자 살았다고 전했다. 두 아들이 있지만 모두 결혼해 분가했다.

동생에 따르면 언니 김씨는 10여년 전 신경성 우울증에 빠졌다. 이혼과 경제적인 어려움, 가족의 병마 등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는 악화해 환시, 환청 등의 정신이상 증세가 나타났고 이후 치매 증상으로까지 악화했다.

병원 관계자는 “김씨의 생명을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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