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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까치의 비애…지자체 ‘상징물’ 잇단 퇴출

비둘기·까치의 비애…지자체 ‘상징물’ 잇단 퇴출

입력 2013-01-25 00:00
업데이트 2013-01-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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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상징·길조(吉鳥)’ 옛말, ‘천덕꾸러기’ 전락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꽃과 나무, 새 등을 상징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몇년 사이 ‘시조(市鳥)·군조(郡鳥’로 불리는 상징 새에서 비둘기와 까치가 줄줄이 퇴출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는 최근 시를 상징하는 새를 천연기념물 제361호인 노랑부리백로로 변경했다.

1986년 지정된 비둘기를 4년여 논의 끝에 26년만에 ‘퇴출’시킨 것이다. ‘평화의 상징’으로 올림픽 개막식 등 주요 행사때 하늘로 날던 비둘기로선 굴욕이자 슬픔이다.

안산시는 변경 이유를 ‘고유의 상징성이 결여되고 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수원시도 2000년 시 상징 새를 역시 비둘기에서 백로로 바꿨다.

퇴출되는 것은 비둘기만 아니다. 기쁜소식을 전해 준다는 까치도 예외가 아니다.

시흥시는 2003년 시의 모든 상징물을 폐지하고 다양한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는 포동 갯벌을 새로운 상징물로 지정했다.

1978년부터 시흥시의 사징물은 시화(市花)로 목련, 시목(市木)으로 은행나무, 시조로 까치가 지정돼 있었다.

포천시도 2004년 시 상징 새를 까치에서 원앙으로 변경했다.

비둘기와 까치의 상징물 퇴출은 경기도 지자체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시조나 군조에서 제외되고 있다.

경북 김천시는 1986년 12월 시조로 지정했던 까치를 2009년 2월 왜가리로 변경했다.

경남 창원시도 2010년 11월 30년간 시 상징 새였던 까치를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괭이갈매기로 바꿨다.

김해시와 함양군도 역시 2000년과 2011년 시조 및 군조를 까치에서 기러기와 소쩍새로 교체했다.

전북 정읍시는 2011년부터 비둘기에서 원앙으로, 전남 순천시는 2007년 역시 비둘기에서 흑두루미로 상징 새를 변경했다.

비둘기와 까치가 이같이 지자체 상징물에서 잇따라 퇴출당하는 것은 전국 상당수 지자체가 이 조류를 상징 새로 중복 지정하고 있다는 이유와 함께 유해조수(有害鳥獸)로 지정돼 지자체 이미지를 오히려 나쁘게 만든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조수보호및수렵에관한법률에 따라 까치는 2001년, 비둘기는 2009년 인명이나 항공기, 농작물 등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로 지정됐다. 한국전력은 전봇대에 집을 지어 정전사고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까치와 전쟁까지 벌이고 있다.

그러나 비둘기와 까치는 전국 지자체가 가장 많이 상징물로 지정한 새의 ‘지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비둘기와 까치에 대한 퇴출 조치가 내려지는 시·군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도를 포함해 경기도내 32개 지자체 가운데 9곳이 비둘기를, 안성시 등 9개 시·군이 까치를, 가평과 하남 등 3개 시·군이 꿩을, 평택시 등 3개 시·군이 백로를 시조 또는 군조로 지정한 상태다.

이밖에 안양시는 독수리, 부천시는 보라매, 동두천시는 파랑새, 남양주시는 크낙새, 포천시는 원앙, 광주시는 제비를 상징 새로 하고 있다.

비둘기를 상징 새로 지정한 오산시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는 “최근 한 시의원이 상징 새의 변경을 거론한 적이 있다”며 “비둘기가 유해조수로 지정돼 있고 전국 많은 지자체들이 비둘기를 상징물로 하고 있어 교체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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