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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아이돌 성형금지·연애금지 계약 논란

女아이돌 성형금지·연애금지 계약 논란

입력 2013-01-23 00:00
업데이트 2013-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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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가 새로 선보일 걸그룹 멤버 김지수
YG엔터테인먼트가 새로 선보일 걸그룹 멤버 김지수
YG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선보일 걸그룹 멤버들과 계약하면서 ‘성형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최근 멤버 김지수의 ‘민낯’ 사진을 공개한 YG는 “나이가 어린 멤버들인 만큼 그 또래에 맞는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달샤벳은 지난해 말 MBC뮤직 ‘쇼 챔피언’에 출연해 “(기획사와 약속한) ‘연애 금지령’이 해제됐다”며 “연애 금지령이 풀렸으니 많은 남자 연예인들의 ‘대시’를 기다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획사와 아이돌 가수들 사이에는 ‘특별한 약속’들이 있다.

계약서에 명시하지는 않더라도 ‘성형 금지’ ‘연애 금지’ ‘개인 휴대전화 사용 금지’ ‘음주 및 흡연 금지’ 등 가수들과 구두로 약속한 각종 ‘금지령’들이다.

기획사들은 주로 10대에 데뷔하는 미성년자들이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사생활을 관리하는 차원이라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불편한 시선도 있다.

◇연애.음주 및 흡연 등 각종 ‘금지령’ = 표준계약서가 시행되기 전 일부 기획사의 전속 계약서에는 ‘가수는 휴대전화를 바꿀 시 소속사에 번호를 알려준다’ ‘가수는 해외 여행을 갈 때 기획사의 허락을 받는다’ 등의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 같은 조항들이 불공정 계약으로 시정 조치를 받으며 모두 삭제됐다.

그로인해 요즘 기획사들은 대부분 가수들의 동의를 구해 구두로 나름의 규칙을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칙들은 대부분 연습생 시절부터 팀이 데뷔한 후 어느 정도 자리잡을 때까지만 지켜지는 게 보통이다. 일부 그룹은 멤버들끼리 자율적으로 룰을 정해 지키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연애 금지’.

원더걸스의 예은은 지난해 SBS TV ‘강심장’에서 “데뷔한 지 5년이 됐는데 (연애 금지령을) 4년 지켰다”고, 오는 26일 결혼을 앞둔 선예는 “원더걸스 연애 금지령이 해제됐는데 사실 나는 신호 위반을 했다. 몇 달 전부터 만나는 분이 있다”고 열애 사실을 공개했다.

걸그룹 레인보우의 재경도 지난해 SBS ‘스타애정촌’에 출연해 “원래 연애를 못하게 돼있지만 여기서 짝을 찾는다면 해도 좋다는 허락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연애 금지가 풀렸다고 밝힌 달샤벳의 소속사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계약서에 품위 유지에 대한 조항은 있지만 연애 금지 조항은 없다”며 “단지 이성 교제를 자제하고 가수 활동에 집중하자는 약속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규칙은 팀의 존립을 흔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강제성보다 권고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연예인들의 사생활 관리에 민감한 일본처럼 엄격한 제재는 드문 편이라는 것. 일본 걸그룹 AKB48은 연애를 할 경우 탈퇴한다는 조항이 있으며 지난해 두 멤버가 연애를 금지하는 내부 규정을 어겨 팀에서 방출됐다.

국내 한 인기 걸그룹 멤버는 “보통 데뷔 시절엔 연애 금지령이 지켜지지만 한창 활동을 하다보면 다른 가수들과 친분이 생기고 몇몇 아이돌 가수들끼리는 교제도 한다”며 “사생활 관리를 잘하라는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애 금지령이 있다는 레인보우와 같은 소속사 걸그룹인 카라의 구하라는 비스트의 용준형과 교제 중이다.

또 다른 규칙은 ‘휴대전화 사용 금지’다. 연습생과 신인 시절에는 주로 ‘팀 폰’이나 숙소에서 함께 사는 담당 매니저의 휴대전화로 기획사 및 가족과 연락을 취한다.

소녀시대도 지난 2011년 JTBC ‘소녀시대와 위험한 소년들’에서 “우리도 데뷔 전 연습생 시절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또 시크릿도 인지도를 쌓은 뒤 각자 휴대전화를 만들었다.

지난해 데뷔한 한 남성 그룹 멤버는 “음악 프로그램 1위를 하면 휴대전화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기획사는 연습에 매진하자는 취지이고 우린 목표를 빨리 이루고 싶은 의지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가 휴대전화를 거둬 자진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성 그룹들의 경우 음주 및 흡연 금지에 대한 제재는 강한 편이다. 과거 한 아이돌 그룹 멤버가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돼 도마 위에 올랐고 음주 운전 등의 우려가 있어 청소년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규칙이라는 게 기획사들의 설명이다. 물론 이 규칙도 대부분 연습생과 신인 시절에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

◇’최소한의 사생활 관리’ vs ‘인권 침해’ = 기획사들은 가수들과 합의된 사생활 관리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음반기획사 실장은 “연예인은 이미지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들 한다”며 “일의 특성상 사생활이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며 가수들의 나이가 어려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획사와 가수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규율을 지도하는 학생부 교사처럼 어느 정도의 제재 혹은 간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신인 그룹을 데뷔시킨 기획사의 사장은 “기획사로 등록만 하고 전혀 이름도 없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저지른 악행이 보도돼 기획사들이 가수들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여긴다”며 “주류 기획사들은 표준 계약서를 시행하며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쓰는 분위기가 됐다. 요즘은 스타 파워가 세 연예인들도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개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몇몇 규칙들이 ‘가혹하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실제 한 아이돌 출신 가수는 “연습생이나 신인 시절에는 내 의견을 주장하기보다 기획사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당시엔 구속받는 것 같아 불만이 꽤 컸다”고 기억했다.

네티즌도 가수들이 방송에서 이러한 에피소드를 공개할 때마다 ‘연애금지는 잔인한 것 같다. 아이돌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연애를 하지 못하는 것은 인권 침해란 생각이 든다’ ‘가수 생활에 집중하라는 소속사의 뜻은 알겠지만 연예인도 사람인데 휴대전화까지 압수하는 건 문제가 있다’ 등의 의견을 냈다.

기획사에 대한 이처럼 불편한 시선은 오랜 시간 기획사와 연예인 간에 불공정한 계약 관행이 존재했고 각종 소송으로 번진 일들에서 기인한다.

정부는 이미 몇년 전부터 연예 매니지먼트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8년부터 상위 30개 기획사에 대한 연예인 전속계약실태를 조사해 2008년 11월 10개 대형 연예기획사가 계약서를 수정했고, 2009년 10월엔 20개 중소형 연예기획사가 소속 연예인 198명의 계약서를 고쳤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연예매니지먼트 산업의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연예매니지먼트사ㆍ연예인(지망생)ㆍ제작사 간 모범거래기준’을 제정했다.

모범기준에는 연예인과 계약할 때 사용하는 전속계약서는 가수, 연기자 등 유형별로 구분해 표준안을 따르도록 했고 청소년과 여성 연예인에게는 별도 인권보호방침을 마련해 공개하도록 했다.

한 유명 그룹 기획사의 홍보 실장은 “이러한 모범기준을 가이드 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연예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기획사와 가수 간의 신뢰가 최우선”이라며 “기획사는 가수의 사생활을 존중하면서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이 따른다는 점도 인지시켜 ‘자유로움 속의 질서’를 확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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