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총체적 난국’ 영광원전…“근본대책 마련 절실”

‘총체적 난국’ 영광원전…“근본대책 마련 절실”

입력 2013-01-20 00:00
업데이트 2013-01-20 11: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핵심 부품인 제어봉·증기발생기 ‘이상 징후’ 뚜렷한국형 3,4호기 원전 총체적인 점검 필요

잇단 고장과 비리로 불안감을 주고 있는 영광원전의 핵심 부품에서 심각한 ‘이상 징후’가 발견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같은 소재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원전에서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점검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핵 반응 통제하는 제어봉 안내관 균열 = 지난해 11월 계획예방 정비 중 영광 3호기 제어봉 안내관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돼 가동이 중단됐다.

제작사와 점검에 들어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최근 균열 정비 방법을 ‘덧씌움 보강용접’으로 결정,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는 균열 부위의 표면을 매끈하게 갈고 기계를 이용해 덧씌우는 자동 용접을 하는 수리법이다.

이 같은 문제는 같은 부품(인코넬 600)이 사용된 영광 4호기에서도 발생했다.

지난해 6월 실시한 계획예방 정비 중 4호기 제어봉 안내관 4개에서 ‘균열 징후’가 발견됐다. 한수원은 올해 12월 실시하는 정비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영광 3호기의 안내관 균열은 2004년부터 이뤄진 비파괴 검사에서 이미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어봉은 핵연료인 우라늄의 연쇄반응을 조절하는 설비이고 안내관은 제어봉의 통로 역할을 한다.

◇영광 3·4호기 증기발생기 세관 균열 ‘심각’ = 안내관 균열로 가동이 정지된 영광 3호기와 4호기의 증기발생기(발전기 터빈을 돌리기 위해 증기를 만드는 기기) 세관에도 심각한 균열과 균열 조짐이 발견됐다.

세관에서 균열이 발생하면 이를 막는 관막음 비율이 3·4호기(각각 2.59%, 2.39%)의 경우 다른 영광원전에 비해 3~5배 높게 나왔다.

세관은 증기발생기 내 열을 전달하는 관으로 터지면 외부공기와 물이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4호기의 관막음 법적 기준치는 8%로 아직 기준치에 미치지 않았지만 균열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교체 압박도 커지고 있다.

증기발생기 1개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천억~2천억 원이다.

울진원전 4호기에서도 2011년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증기발생기 세관 1만6천400여개 가운데 3천800여개에서 균열 등이 발생,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같은 부품·한국형 표준 원전 3·4호기 문제 집중 = 영광 3·4호기 핵심 부품은 모두 미국에서 제조한 같은 소재(인코넬 600)를 사용하고 있다.

인코넬 600 재질은 1995년 가동을 시작한 영광 3호기부터 2002년 가동한 영광 6호기의 제어봉, 증기발생기 등 핵심 부품에 사용되고 있다.

1980~90년대 전 세계적으로 원전 핵심 부품에 사용된 인코넬 600은 고온·고압에서 부식과 균열이 이뤄지는 단점이 노출돼 1990년대부터 대부분 국가에서 크롬 함량 등을 강화한 인코넬 690 재질로 교체된 상황이다.

1990년대부터 한국형 표준 원전으로 지어진 국내 원전은 대부분 인코넬 600을 사용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에야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체계획을 세웠다. 영광 3·4호기는 2014년과 15년 인코넬 690으로 교체된다.

문제는 한수원이 이 같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고장과 납품비리 등으로 원전의 안전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한수원이 내놓고 있는 대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제어봉 안내관·증기발생기의 균열과 조짐도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요구로 전면 조사가 이뤄지면서 뒤늦게 공개됐다.

영광원전 범군민대책위원회 김관용 사무국장은 “안내관이나 증기발생기의 균열은 수년전부터 이상 징후가 발견돼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며 “한국형 표준 원전의 이름으로 지어진 원전에서 문제점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 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