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층 아파트 승강기 속 일가족 ‘공포의 한 시간’

39층 아파트 승강기 속 일가족 ‘공포의 한 시간’

입력 2012-12-27 00:00
업데이트 2012-12-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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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갑자기 정지…관리소, 신고 30분 뒤에나 출동

”눈앞이 깜깜해지고 잘못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경기도 수원시의 39층짜리 한 신규 아파트에서 3살짜리 어린이를 포함한 일가족 4명이 갑자기 멈춰선 엘리베이터 속에 갇혀 1시간가량 공포에 떨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신고를 받고도 30여분 뒤에나 현장에 출동, 피해자들이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5시55분께 광교신도시 내 한 초고층 아파트.

주민 A(38·여)씨는 평소처럼 38층 집으로 가려고 어머니(70), 아들(6), 딸(3)과 함께 지하 2층에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14층을 지날 무렵 엘리베이터는 갑자기 멈춰 섰다. 비상벨을 눌러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공포의 시간이 시작됐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난방이 되지 않아 추웠고 아이들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다. 사고 이틀 전인 지난 1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터라 엘리베이터 안에선 휴대전화 통화도 되지 않았다.

A씨는 “초고층 아파트다 보니 5분, 10분 시간이 갈수록 ‘이러다 잘못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15분여 뒤 1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인테리어업자가 이들의 비명을 듣고 관리사무실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사무소 측은 신고를 접수하고도 엘리베이터 수리기사를 호출하기만 한 채 현장에 나와보지 않았다. 이어지는 주민들의 입주로 일손이 부족했다는 것이 그들의 해명이다.

결국 30여분 더 지난 오후 6시45분께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현장에 왔고, 엘리베이터 관리 업체 수리기사도 곧 도착해 일가족을 구조했다.

A씨는 “새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사고가 난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 관리사무소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곧바로 오지 않았다는 게 더 괘씸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후 확인결과 이날 엘리베이터 사고는 센서 감지기능 이상이 원인이었으며 당시 비상벨 통신선도 연결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신고접수 후 곧바로 엘리베이터 관리업체 기사를 호출했지만, 부득이 현장에 나가보진 못했다”며 “당시 입주 3일차로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모두 정신없이 바빠 조치가 미흡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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