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조기졸업 80% → 20%로 축소

과학고 조기졸업 80% → 20%로 축소

입력 2012-12-21 00:00
수정 2012-12-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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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입학생부터 제한

상당수의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2년 만에 고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는 조기졸업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 80%에 달하는 과학고등학교 조기졸업자의 비율을 20%까지 낮추고 과학고의 교육과정 편성에 자율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발전방안을 20일 발표했다. 과학분야 인재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3년간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우선 과학고의 수학·과학 전문교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과정 편성에 자율성이 확대된다. 내년부터 기존 교육과정에서 14개에 그쳤던 수학·과학 심화과목에 고급수학이나 생명과학 실험, 과학문명사 등 13개 과목이 추가되고, 한 학기당 최대 8과목으로 제한된 이수과목 수에서 과학실험 과목은 예외로 해 실험과 체험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일반계 고교에서 일주일에 5시간을 들어야 하는 과학Ⅰ, 과학Ⅱ 과목을 과고생들의 수준을 감안해 3시간으로 줄이고 남은 시간에 과제연구나 융합과목 등 심화과목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모든 학기에 예체능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음악, 미술, 체육 과목 등을 여러 학기에 분산시킬 계획이다.

현재 상당수 과고생들의 대학 진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조기졸업제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2학년 재학생이 3학년 교육과정을 평가받는 조기이수 인정 평가시험을 통과하면 조기졸업을 할 수 있어 전체 재학생의 80% 정도가 조기졸업을 택하지만 2014년 입학생부터는 조기졸업생을 2학년 재학생의 20% 미만으로 제한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조기졸업은 학업성취도가 특히 뛰어난 학생에게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3년 과정으로 짜인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조기졸업자 수 제한으로 인해 늘어난 재학생 수에 따라 노후화된 교실이나 기숙사 등 시설을 개선하는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2014년 입학생부터 과고 조기졸업자 수가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과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과고생들은 당황하는 기색이다. 서울지역 과고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중학교 2학년 최현우(14)군은 “과학고에 가는 건 조기졸업해서 대학에 빨리 진학하려는 목표도 큰데 이제 공부 잘하는 애들 사이에서도 또 죽도록 경쟁을 해야 한다니.”라고 말했다.

과학고 진학전문 학원의 한 관계자는 “많은 과고생들이 카이스트 조기졸업자 전형을 노리거나 2학년 마치고 유학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기졸업을 못하면 대학 진학 방법이 한 가지 줄어드는 것으로 받아들여 반발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2-12-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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