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대 국가장학금 주먹구구 인센티브

1조대 국가장학금 주먹구구 인센티브

입력 2012-12-07 00:00
업데이트 2012-12-07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출범 때부터 부실설계 논란, 내년 예산 3000억원 삭감

기말고사와 겨울방학을 코앞에 둔 대학가에 국가장학금이 때아닌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이 올해 남은 국가장학금 예산을 인센티브 형태로 각 대학에 나눠 주면서 추가로 장학금을 받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 재학생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가장학금’은 6일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여러 차례 1위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9월 지급이 완료된 국가장학금이 갑자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이달 중순까지 장학재단이 185개 대학에 1175억원의 장학금을 인센티브로 지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장학재단이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국가장학금은 각 대학의 자구 노력에 따라 매칭펀드 형태로 국가 예산을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이다. 국가장학금은 소득 분위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Ⅰ유형과 매칭펀드인 Ⅱ유형으로 나뉜다.

Ⅱ유형은 국가장학금 출범 당시부터 부실 설계 논란이 많았다.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 의지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1조원이 책정됐지만 각 대학의 등록금 인하율이 낮거나 장학금 출연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당 부분 소진되지 않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Ⅱ유형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내년 국가장학금 예산을 5000억원 증액하면서도 Ⅱ유형에 대해서는 3000억원 줄인 7000억원만 책정했다.

이 때문에 장학재단은 올해 남은 Ⅱ유형 예산을 인센티브 형태로 각 대학에 추가 배분하기로 11월 말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학재단 관계자는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장학금 출연을 많이 한 대학을 장려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Ⅱ유형 예산은 전국의 2년제와 4년제 대학이 모두 받았으나 이 중 적극적으로 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마련에 나선 195개 대학에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Ⅱ유형을 지급받은 학생들은 소속 대학이 인센티브를 받을 경우 소득 분위에 따라 추가로 장학금을 지급받는다. 학교에 따라 각 학생이 받게 될 금액은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에 이른다. 각 학교 장학 관련 부서에는 자신이 받게 될 금액을 문의하거나 조회 방법, 수령 시기 등을 묻는 학생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은 교과부나 장학재단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런 인센티브가 있는 줄 몰랐는데 학생들의 문의 전화를 받고서야 알았다.”면서 “배정 금액에 따라 학교 자체 기준을 마련해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방침만 세워 놨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는 대학 재학생들의 불만도 거세다. 서울 한 대학의 재학생은 “학교에 연락했더니 우리는 인센티브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면서 “장학금을 많이 주는 학교에 국가 예산까지 몰아주는 것이 상식적으로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측은 “인센티브 계획은 1월 국가장학금 계획 단계부터 감안했던 조치”라면서 “각 대학과 학생들의 의사소통이 잘 안돼 벌어진 일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2-12-07 9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