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급여가 최저생계비’ 편견조장 교과서 수정

‘한달 급여가 최저생계비’ 편견조장 교과서 수정

입력 2012-11-19 00:00
수정 2012-11-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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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올바른 직업관 형성 위한 교과서 개선방향’ 발표

정부가 현행 교과서에서 학력주의를 조장하고 기술ㆍ기능인을 천시하는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올바른 직업관 형성을 위한 교과서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고용부는 지난 3개월 동안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함께 고교 7개 과목의 교과서 16종(4천574쪽 분량)을 분석해 학생들에게 왜곡된 직업관을 심어줄 수 있는 표현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수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과서에서 특정 직업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거나 학력ㆍ직업에 따른 소득 차이를 고정적으로 표현하는 내용 등 10여건이 우선 수정 대상이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C 출판사 사회문화 교과서에 실린 삽화에는 공장 노동자 삽화와 함께 ‘한 달 급여가 최저 생계비라니…역시 난 너무 가난해’라는 말풍선이 달렸다.

모든 공장 노동자가 낮은 임금을 받는 게 아닌데도 학생들에게 ‘공장 노동자는 가난하다’는 편견을 심어줄 우려가 있어 지적을 받았다.

A 출판사 사회문화 교과서에는 법조인 사진 아래 ‘권력과 소득 및 위신이 보장되는 직업’이라는 설명이 있다. 또 다른 페이지에 ‘명문대를 수석 졸업한 김 변호사는 이제 한국의 최상위층이 되었다’는 표현도 있다.

이 문구들은 전통적인 전문직에 대한 편향적인 표현을 담고 있고, 학력과 사회적 성공을 고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이유로 수정 대상이 됐다.

교과서에 기술한 직업군 가운데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의 기술도 지나치게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직업 종사자 분포에서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의 비율은 19.3%였지만, 교과서에 기술된 직업 빈도는 64.2%를 차지했다.

고용부 한 관계자는 “올해 중고교생의 직업 선호도 순위와 교과서에서 기술 빈도가 높은 직업군과 그 경향이 일치한다”면서 “청소년들이 편향적인 직업 인식을 하고 협소한 시각으로 진로 선택을 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교과서를 집필하고 연구하는 편찬진의 95% 이상이 교사ㆍ교수로 구성된 것도 개선해 산업계 현장 전문가나 직업 전문가가 편찬에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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