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 대신 또 쓰레기만’…무역사기 사건 잇따라

‘펄프 대신 또 쓰레기만’…무역사기 사건 잇따라

입력 2012-10-24 00:00
수정 2012-10-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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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미국에서 펄프를 수입하는 한 제지업체 직원은 부산항에 도착한 컨테이너를 열어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펄프가 들어있어야 할 컨테이너에 폐비닐과 폐지 등 생활쓰레기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79개 모두를 열어봤지만 생활쓰레기만 가득했다.

이 업체는 국내 무역상을 거쳐 미국의 한 펄프제조업체와 펄프 2천t을 구매하기로 계약하고 물품대금 101만 달러를 ‘취소불능 신용장’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대금을 모두 날렸다.

이 제지업체 말고도 비슷한 수법으로 펄프 대신 쓰레기를 받은 업체는 2곳 더 있다. 한 곳은 펄프 500t 대신 쓰레기만 가득한 컨테이너 20개를 받아 30만5천 달러를 손해봐야 했다.

다른 한 수입업체도 펄프 400t을 컨테이너 27개로 나눠 운송받기로 했지만 수입 컨테이너에는 페트병, 폐지, 음료 포장지만 들어 있었다.

이들 수입업체 3곳이 지난해 12월∼올해2월 무역사기 3건으로 피해 본 금액만 149만9천 달러(우리 돈 17억원)나 된다.

최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된 물품 사기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펄프를 수입하는 제지업체가 잇따라 무역사기를 당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관에 따르면 무역사기꾼들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거래를 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악용, 시중가격 보다 낮은 펄프가격을 제시하며 접근했다.

또 취소불능 신용장으로 거래를 하면 실제 물품과 상관없이 선하증권, 상품송장 등 서류상의 결제조건만 갖추면 은행에서 대금을 지급해야하는 점도 악용했다고 세관은 덧붙였다.

무역사기사건의 공통점은 시세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이들 회사는 인터넷에만 존재하고 한국인 중개상을 내세워 안전한 거래인 것처럼 꾸민다는 것이다.

부산세관의 한 관계자는 “시세 대비 낮은 가격으로 제시하는 물품은 일단 의심하고 수출국 현지 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철저한 신용조사와 함께 무역실적이 충분한지 체크해야 하고 현지 운송회사나 물류회사가 개입된 경우도 있으므로 선적 전 물품검사를 철저히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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