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코 앞인데…일가족 화마에 참변

추석 코 앞인데…일가족 화마에 참변

입력 2012-09-21 00:00
수정 2012-09-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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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열흘 앞두고 새벽 일가족 5명(사망 2명)이 전기살충기 폭발로 발생한 화재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쳐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0일 오전 1시20분께 군포시 당동 4층짜리 다세대주택 1층 강모(31)씨 집 거실.

전기살충기가 과부하로 폭발하면서 불이 나는 바람에 잠을 자던 8살, 4살 아들 2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강씨와 아내 김모(30)씨, 노모(65)는 연기에 질식하거나 화상을 입는 등 일가족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아내 김씨는 의식이 없어 위중하다.

강씨의 어린 아들 2명은 인근 한림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고 아내는 인근 원광대병원 중환자실에 옮겨졌으나 의식이 돌아오지않아 주변 식구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하고 있다.

아이들의 할머니는 온몸에 30% 화상을 입어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강씨는 한림대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사고 후 일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강씨는 유통업을 하다가 3개월 전 실직한 것으로 알려져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1남3녀중 막내인 강씨는 매년 서울에 사는 작은아버지 집을 찾아 추석 차례를 지내고 집으로 돌아와 여행을 떠나는 등 가족과 명절 연휴를 보냈다. 올 추석에도 작은아버지 집을 찾을 예정이었는데 졸지에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사고를 당하기 3일 전인 지난 18일 충남 보령으로 떠난 낚시여행이 가족들의 마지막 나들이가 됐다.

중태에 빠진 아내 김씨의 큰언니(43)는 “동생이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정말 가깝게 지냈다. 해마다 수세번씩 가족여행을 다닐 정도로 화목한 가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같이 동생하고 통화했는데 어제만 연락하지 못했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의 둘째언니(39)도 “아이들을 끔찍이도 생각했던 동생이다. 의식이 깨어나 아들이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알면 충격이 클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국악예고를 졸업한 김씨는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남편인 강씨를 만나 곧바로 결혼했다.

비보를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강씨의 동서 김모씨는 조카들이 싸늘한 주검이 됐다는 현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강씨의 동서는 “열흘 전 조카들이 집에 와 고등학생인 우리 애들과 놀다 갔는데”라며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강씨 가족과 자주 왕래하며 가깝게 지냈고 아이들도 항상 밝은 표정으로 잘 어울렸는데 열흘 전 본 것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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