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선 월선에 軍 통제 조치…연평도민 ‘긴장했네’

北어선 월선에 軍 통제 조치…연평도민 ‘긴장했네’

입력 2012-09-12 00:00
수정 2012-09-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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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선들이 12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다가 우리 군(軍)의 경고로 퇴거하는 상황이 벌어져 연평도 주민들이 한때 긴장했다.

오전 11시10분께 북한 어선 6~7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2마일(3.2㎞) 가량 남하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다가 우리 해군에 적발돼 퇴거조치됐다.

군은 오전 11시30분께 조업하던 꽃게잡이배 등 우리 어선 40여척을 철수시키고 운항 중이던 여객선도 해상 대기하도록 했다. 북한 어선들을 돌려보내고 상황이 종료되자 1시간 만인 12시30분께 통제를 해제했다.

군의 명령에 철수했던 어민 대부분은 오후 1시30분께 조업을 재개했다.

조업 도중 군의 지시로 철수한 꽃게잡이배 선장 김용규(54)씨는 “오전 11시20분쯤 해군 함정이 ‘상황이 위급하니 철수하라’는 경고방송을 해 연평도로 돌아왔다”면서 “날씨가 흐려 북한 어선이 보이지는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섬 주민들은 대피 명령 방송이 나올까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내내 가슴을 졸였다. 그러나 이날 대피조치는 없었다.

주민 김모(52·여)씨는 “꽃게잡이 배들이 일찍 들어와 북한 어선이 월선한 사실을 알았다”며 “대피소에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면사무소 대피 명령 방송만 기다렸다”고 전했다.

김씨는 “해상에서 대기하던 여객선이 들어왔다는 얘길 듣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른 주민도 “군 부대에서 일하는 근로자한테 월선 이야기를 듣고 계속 긴장했다”며 “면사무소에서 주민들한테 상황을 알려주는 방송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통제 조치로 여객선이 해상 대기하면서 승객들은 멈춘 배 안에 긴 시간 갇혀 있었다.

인천항운항관리실에 따르면 인천에서 연평도로 가던 여객선 1척과 인천~백령도 항로 여객선 2척이 1시간 가량 해상에 멈춰 섰다. 인천으로 들어오던 백령도발 여객선 1척은 5분 정도 대기하다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 입항했다.

오는 13~14일 개최되는 옹진 군민의 날 체육대회 행사를 앞두고 주민선수단 200여명이 오전 8시와 8시50분 여객선을 나눠타고 백령도에 입도, 평소보다 승객이 많았다.

이 행사를 위해 백령도행 배를 탄 장웅길(67)씨는 “갑자기 ‘해군2함대에서 여객선을 정지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당분간 바다 위에서 대기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면서 “1시간 동안 배 위에서 대기했지만 별다른 동요는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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