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싸고 800명 대치
현대자동차와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노조 사이에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 노사 간 올해 임금협상 안건 가운데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라는 노조요구안이 수용되지 않는 데 반발하고 있다. 또 지난 18일 비정규직노조 간부 4명이 회사의 보안요원들에게 납치돼 폭행당했다면서 회사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현대차에 따르면 20일 오후 11시 30분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 1공장 앞에서 공장 안으로 진입하려는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300여명과 이를 막아선 회사 측 관리자 500여명이 2시간 넘게 대치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다. 회사는 비정규직 3000명을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겠다는 제시안을 내놨지만 비정규직노조는 “대법원에서도 시정을 요구한 불법파견을 은폐하려는 꼼수”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기다 노조 간부 납치·폭행 문제도 갈등을 증폭시켰다.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6시 40분쯤 비정규직노조 천의봉 사무장과 이도한 총무부장이 공장 내에 있는 현금지급기 앞에서 대형버스에서 내린 용역 30여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비정규직노조 김상록 정책부장도 이보다 앞선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납치를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김 정책부장은 “공장 내 비정규직노조 사무실에서 공문을 작성한 후 정규직노조 사무실로 이동하던 도중 현대차 보안팀 여러 명이 몰려와 납치를 시도했다.”면서 “급히 정규직노조 사무실 안으로 몸을 피했는데 보안팀이 정규직노조 사무실 안까지 쫓아왔지만 끝까지 버텨 납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현대차 측은 “조합원들이 만장기로 만든 길이 3m가량의 대나무에서 만장기를 떼어내고 대나무를 이용해 관리자들과 맞서고 있다.”면서 대나무로 인해 관리자들이 크게 다칠 수 있어 투명 방패를 관리자들에게 나눠줘 피해를 예방하고 공장이 점거당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2012-08-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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