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압가스용기 기술’ 중국 유출 7명 검거

국내 ‘고압가스용기 기술’ 중국 유출 7명 검거

입력 2012-07-05 00:00
수정 2012-07-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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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낸 기술로 중국 단둥에 66만㎡ 공장신축

국내 한 업체가 보유한 ‘이음매 없는 고압가스용기’ 제조 기술을 빼내 중국에 생산공장까지 설립한 산업기술 유출 일당 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5일 부산에 있는 A사가 독보적으로 보유한 ‘이음매 없는 고압가스용기’ 제조 기술을 해외에 유출한 혐의(영업비밀 누설 등)로 이 회사 전 생산과장 심모(40)씨 등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 회사의 중국 상하이(上海) 지사 직원 김모(31)씨와 협력회사 직원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심씨 등 2명은 2010년 3월께 중국 상하이 지사에 근무할 당시 중국 내 경쟁업체 B사로부터 파격적인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퇴사하면서 자사의 고압가스용기 제조 핵심기술도면 등 4천여개 파일을 노트북에 담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상하이 지사 및 협력업체 직원 5명은 심씨로부터 이직 또는 새로 설립하는 중국 회사에 부품납품을 받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A사의 부품조립도면, 작업지시서 등을 이메일로 전송하는 수법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심씨는 자사의 기술을 넘겨주고 중국 B사로부터 이직료 5억3천만원과 새로 설립하는 회사지분 5%를 비롯 연봉 2억원의 대표이사직, 고급 아파트, 차량 등을 받기로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쟁업체인 B사는 심씨 등이 빼돌린 기술로 단둥(丹東)지역에 공장부지 66만㎡을 매입, 초대형 고압가스용기 제조공장 라인 구축에 나서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씨 등이 빼돌린 기술은 A사가 지난 25년간 750억원을 들여 축적한 기술로 고압을 견딜 수 있도록 가스용기의 이음매를 없애 해외 경쟁업체 용기보다 안전성과 내구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이 기술로 산업용(용접), 의료용(마취 등), 반도체 공정용(진공관 등) 등 다양한 고압가스용기를 생산, 국내시장 점유율 95%, 세계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음매 없는 고압가스용기를 주력제품으로 해 지난해 매출액이 4천300억원에 이르는 유망 중소기업이다.

부산경찰청 이병진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이번 수사로 심씨 등 기술자들이 국내에서 검거되는 바람에 중국 단둥의 공장신축 공사는 일단 중단된 상태”라며 “기술유출 일당을 검거함에 따라 7천억원대의 예상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사 측은 기술을 빼간 중국 B사가 유사한 고압가스용기를 생산, 국내에 들여오면 불공정 무역행위 혐의로 무역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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