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식물 국회’ 때문에 ‘식물 대법원’ 되나

‘식물 국회’ 때문에 ‘식물 대법원’ 되나

입력 2012-06-20 00:00
업데이트 2012-06-20 00: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회 파행으로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못해

여야 대립으로 제19대 국회 개원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대법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대법관 4명의 궐석 상태가 현실화될 경우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원합의체 판결 등 대법원의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19일 ‘대법관 4인 공백시 발생하는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대법관 공백이 발생할 경우 사실상 대법원의 재판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면서 “헌정 사상 최초로 발생하는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밝혔다. 또 “전원합의체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소부의 파행적 운영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국회를 향해 신속하게 대법관 임명을 처리해 달라는 강력한 항의 표시인 것이다. 대법관 13명 가운데 박일환·안대희·김능환·전수희 대법관이 퇴임하는 다음 달 10일 이전에 신임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처리되기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고영한·김창석·김신·김병화 등 신임 대법관 4명의 임명동의안을 지난 15일 국회에 제출한 만큼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7월 4일까지는 인사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 청문회가 끝나면 3일 이내에 여야는 경과보고서를 작성해 본회의에 제출, 인준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회의 첨예한 힘겨루기 탓에 대법원의 업무는 사실상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구성 요건(3분의2)은 8.6명이므로 대법관 4명이 결원되더라도 합의체 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다수·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합의체의 특성상 결원 상태의 운영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사건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처리되는데 1부는 김능환·안대희 대법관이 퇴임해 재판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수안 대법관이 속한 2부와 박일환 대법관이 속한 3부 역시 1부의 사건까지 맡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2-06-20 9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