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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겉도는 ‘조희팔 사망 미스터리’

수사 겉도는 ‘조희팔 사망 미스터리’

입력 2012-06-13 00:00
업데이트 2012-06-1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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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탐지기 목격자만 조사… 핵심 증인 애인·내연녀 거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의 사망<서울신문 5월 22일 자 9면>을 둘러싼 의혹이 되레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조씨가 중국의 호텔에서 쓰러졌을 당시 함께 있었던 지인 A씨와 B씨 2명을 불러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실시, 진실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병원 이송 전 객실에 함께 있었던 조씨의 애인 C씨는 ‘우울증 약물 복용’ 등의 이유로 정작 조사에서 배제했다. 따라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를 조씨의 사망 근거로 연결짓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게 경찰 안팎의 판단이다. 또 조씨의 뼛조각을 확보, 유전자(DNA) 검사를 의뢰했지만 화장 과정에서 감식에 필요한 DNA와 RNA가 파괴돼 확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앞서 지난 4월 중국에서 자진 귀국, 사기 혐의로 구속된 조씨의 형(57)도 경찰 조사에서 동생의 사망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조씨의 사망과 관련된 미스터리는 한층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목격자이자 지인인 A씨와 B씨가 중국에서 귀국하자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24~26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그러나 조씨가 복통을 호소하던 당시 객실에 같이 있었던 애인 C씨는 약물 복용의 이유로, 국내에서 조씨의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내연녀 D씨는 조사를 거부한 탓에 각각 배제했다. 조씨의 생사와 관련해 유력한 정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 모두 공교롭게도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지 않은 것이다. 조사를 받은 A씨는 사업가로 조씨에게 돈을 빌렸던 인물이고, B씨는 사업 때문에 조씨와 친분을 맺은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객관적인 사망 증거 확보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달 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뼛조각 유전자 검사의 경우 고온에 장시간 노출된 상태인 탓에 신빙성 있는 정보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씨의 사망에 대한 상황이 복잡해진 가운데 사건의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조씨의 지인이 ‘돈을 주면 그의 소재를 알려주겠다’고 했다.”는 루머까지 떠돌고 있다.

경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조씨가 은닉한 범죄수익금 가운데 10억원가량을 환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의 위장 사망 가능성을 수사 중이지만 주변의 지인과 가족들의 심리까지 통제하면서 자작극을 벌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2-06-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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