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학교 안보교육도 ‘종북논란’ 시끌

예비군·학교 안보교육도 ‘종북논란’ 시끌

입력 2012-06-09 00:00
수정 2012-06-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예비군교육서 ‘카더라 식’ 강연·학교들 최근에 ‘반공교육’ 늘어

정치권의 ‘종북(從北)논란’이 군부대, 학교 등으로 번지고 있다. 현역 군인이 예비군들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일부 종북인사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일선 학교에서는 통일·안보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7일 경기도의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안보교육에 나선 현역 중령은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전쟁이 나면 북한군이 밀고 내려올 수 있도록 가만히 있어야 한다.’며 탈북대학생 백요셉(28)씨에게 말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종북좌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백씨와의 술자리 막말로 물의를 빚은 임 의원을 종북좌파로 규정지은 것이다. 사실 확인 없이 터져나온 ‘카더라’식 비난에 대해 이날 안보교육을 받은 일부 예비군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군 내부에선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입조심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예비군 교육에서 (강사가) 가끔 튀는 주장을 할 수는 있지만 군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제공된 안보교육용 시청각 자료에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패널 김어준씨가 “왕재산, 이거 재미있는 사건이에요.”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종북좌파 세력의 사이버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등 종북세력 비판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자료는 또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 참여한 단체를 지적하며 “진보와 종북은 다르다.”며 참여자들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수업 도중 통일이나 안보를 강조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경기지역 한 중학교에서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안보교육을 진행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제안한 연계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근 부대 장병들이 방문해 콘서트를 열고, 6·25 전쟁 관련 동영상을 시청했다. 한 학부모는 “1960~70년대 반공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알맹이 없는 안보교육으로 불필요한 행사”라고 비판했다. 손충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도 현 정부의 안보교육에 대해 “통일교육이라는 이름만 달아둔 채 실제로는 ‘대북 적대화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경헌·이영준기자 baenim@seoul.co.kr

2012-06-09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