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임상수 “이제 백인들을 공격하겠다”

‘돈의 맛’ 임상수 “이제 백인들을 공격하겠다”

입력 2012-05-26 00:00
수정 2012-05-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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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은 ‘돈의 맛’으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세번째 밟게 된다. 그는 “작은 상이라도 하나 받을 것 같은 근거없는 모호한 예감이 든다.”면서 웃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임상수 감독은 ‘돈의 맛’으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세번째 밟게 된다. 그는 “작은 상이라도 하나 받을 것 같은 근거없는 모호한 예감이 든다.”면서 웃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영화 ‘돈의 맛’으로 제65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이 26일(현지시간) “(재벌을 공격한 여세를 몰아) 백인들을 공격하겠다”는 ‘선전포고성’ 발언을 했다.

임 감독은 칸국제영화제 폐막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팔레 드 페스티발 콘퍼런스 룸에서 국내외 취재진을 상대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누구 말 잘 듣지 않고 내 식대로하는 예술가”라며 “재벌은 너무 조그마해서 안되니 이제부터 백인을 공격하는 영화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특유의 유머와 독설을 섞으면서 “이 영화는 단순히 한국사회의 문제가 아닌 세상의 모든 문제를 다룬 것”이라며 “극동의 작은 나라에서 온 감독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백인과 유럽의 사회에서는 식민지 시대가 끝났다고 하지만 식민지는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럽과 미국에서 우아하게 폭력 없이 평화롭게 사는 백인들이 있지만 그 바탕에는 고통받는 이주민과 고통받는 아시아·아프리카 사람들이 있으며, 그 고통의 결과가 테러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재벌을 소재로 하는 영화여서 시나리오를 완성한 후 투자를 받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한 사회에서 파워를 가진 리더들의 입장에서는 나의 비판이 왱왱거리는 모기처럼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그걸 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돈의 맛’이 완성된 것도 그런 포용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임 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집은 세트지만 장식한 것들은 유명한 작가들의 예술작품이어서 미술품이 영화제작비보다 더 비쌌을 것”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의 ‘슈퍼 리치’들은 실제로 그렇게 산다. 그들의 부인은 이 영화를 싫어하겠지만 영화를 보고 참고해서 집을 꾸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벌 윤회장 역의 백윤식은 “임 감독이 보는 대로 항상 미소로 작업을 진행해 배우들과 소통이 잘 된다”며 임 감독 본인 말대로 ‘쿨 감독’이라고 부른다고 말했지만, 주인공 주영작 역으로 출연한 김강우는 “임 감독이 항상 웃고 있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독설이 숨어 있어 부담으로 꽂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돈의 맛’은 이날 밤 10시 칸영화제 경쟁부문 작품으로는 마지막으로 공식 상영을 하며, 영화제 폐막식은 27일 오후 7시에 열리는 폐막식에서 수상 여부가 결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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