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희대의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 사망, 수사난항 예상

희대의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 사망, 수사난항 예상

입력 2012-05-21 00:00
업데이트 2012-05-21 15:4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경찰 “중국 현지서 급성 심장마비 확인…몸통 사라졌지만 수사는 계속”

경찰 추산만으로 무려 3조 5천억 원대의 다단계 사기를 치고, 중국 현지로 밀항해 도피행각을 벌여왔던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55)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희팔의 가족과 측근들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조희팔이 지난해 12월 18일 사망할 당시의 응급진료기록과 사망진단서 등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미지 확대
경찰이 확보한 중국 현지 120구급대(우리나라의 119구급대에 해당)의 응급의료 진료기록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해 12월 18일 밤 10시쯤 중국 옌타이 시의 한 호텔 지하 노래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함께있던 일행이 120구급대에 신고를 했고, 조 씨는 구급차를 타고 인근 인민해방군 404병원으로 가던 도중 췌사(급성심근경색)로 다음날인 19일 새벽 0시 15분에 사망했다.

경찰은 중국 의사가 발행한 사망증명서와 숨진 조희팔의 얼굴이 찍힌 장례식 당시 영상을 확보했으며, 인터폴 공조 수사를 통해 조 씨의 사망증명서를 발급한 의사에게서 조희팔 본인임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희팔의 부인(사실혼)과 자녀들이 지난해 12월 19일 긴급비자수속을 밟아 급히 중국으로 출국한 기록이 있는 점도 사망설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박관천 대장은 “이미 시신을 화장하는 바람에 DNA 대조까지는 못했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조희팔이 사망했다는 점은 어느정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까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 중국 밀항후 조선족 행세…몸통 사라져 수사난항 예상

조 씨는 지난 2004년 10월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대여업체를 차려놓고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유사수신행위를 시작했다.

이후 후속 투자자를 모집하는 다단계 수법으로 사기행각이 전국으로 확산됐고, 피해자만 무려 3만여 명, 피해액수도 경찰추산 3조 5천억 원에 이르는 ‘단군 이래 최대’ 다단계 사기가 발생하게 된다.

투자자들의 피해신고가 잇따르자 조희팔은 2008년 12월 10일 충남 태안 해안에서 중국으로 밀항한 뒤, 조영복이라는 가명으로 호구부(중국 주민증)을 발급받아 중국 조선족 행세를 하며 도피행각을 벌여왔다.

조희팔 사건은 검찰이 다단계피해 수사를, 경찰이 범죄수익환수 작업을 맡아 2단계로 진행돼 왔으며 최근 검찰이 조희팔 사건의 핵심 가담자 2명을 본국으로 강제소환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 씨가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수사는 다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범죄수익이 상당부분 세탁돼 중국 현지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며 “피해액 환수를 위한 수사는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건의 몸통이 사망하면서 범죄수익을 어디에 어떻게 숨겼는지 발견해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게다가 조희팔이 대구 경북지역의 경찰과 공무원들을 상대로 광범한 금품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를 진술해줄 핵심 관계자가 사라지면서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노컷뉴스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노컷뉴스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노컷뉴스에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