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개그맨 조종석 탑승 제의 기장 해고…항소심서 해고 인정
최씨는 김씨에게 자신이 있는 조종석에 함께 타지 않겠냐고 권했다. 김씨도 일반인들은 평생 경험해 볼수 없는 비행기 조종석 탑승 제안을 흔쾌히 승락했다.
두 사람의 행동은 항공법 위반이었다. 항공법에는 안전을 위해 비행기 조종실에 승무원이나 항공사 운항본부가 출입을 허가해준 사람만 탈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비행기는 무사히 김포공항에 도착했지만, 같은해 12월 최씨는 제보자의 고발에 의해 항공법 위반 여부를 조사받는 신세가 됐다.
자신을 ‘제주시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최씨가 연예인을 조종실에 무단으로 탑승시켰다.”는 내용의 투서를 회사에 보냈다. J항공 인사위원회는 2009년 초 진상조사를 거쳐 최씨에게 비행정지 및 권고사직 처분을 내렸고 한달 뒤 최씨를 해고했다. 하지만 최씨는 “너무 가혹한 처분을 내렸다.”면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다른 항공사들에서도 조종실 무단 출입사례가 있었지만 정직처분만 내렸다.”면서 “최씨를 해고까지 한 것은 과도하므로 해고는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번에는 항공사에서 항소에 나섰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정종관)는 20일 “항공기의 특성상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인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특히 조종실 내부안전은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전체의 안전과 직결돼 있다.”면서 “해고처분이 과하다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이륙 전부터 김씨를 조종석에 탑승시켰고, 착륙해서 항공기를 세워놓을 때까지도 김씨가 조종석에 있는 상태에서 운항을 계속한 점은 항공법 위반의 정도가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