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참가자들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뛰겠소.” 올해 참가자 가운데 최고령인 이종태(88)씨는 지난해에 이어 5㎞에 도전했다. 이씨는 18일 동안 “비밀 특훈을 했다.”며 농담을 섞어 자랑했다. 2시간씩 헬스와 수영, 체조 등을 즐긴다는 이씨는 지금도 법무사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운동을 하니 사람들이 열살은 젊게 본다.”면서 “머리도 아직 까매서 아무도 내가 할아버지인지 모른다.”며 웃었다.서울 동작구에 있는 삼성농아원 학생들은 마라톤을 공감의 자리로 만들었다. 지난 10년간 삼성농아원에서 봉사를 해 온 직원들이 마음이 맞는 청각장애인 학생 15명과 짝지어 달렸다. 올해로 4번째 참가다. 김관(18·여)양은 전국 장애인 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 종목 우승자이기도 하다. 김양은 더 긴 코스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뛰기 위해 5㎞ 코스를 달렸다.
서울 일본인학교의 교직원과 학생 30여명도 참가했다. 재미 삼아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던 게 계기가 돼 동호회로까지 이어졌다. 야마사키 히로키(41) 동호회 단장은 “외국에 나와 살면서 외롭고 적적할 때도 많은데 야외로 나와 즐길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면서 “한국 사람들과 여러 가지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2012-05-21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