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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저축은행 고객들 발만 ‘동동’

퇴출 저축은행 고객들 발만 ‘동동’

입력 2012-05-07 00:00
업데이트 2012-05-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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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솔로몬저축은행 대치본점은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후 첫 영업일인 7일 이른 아침 정상 영업시간 전부터 자신의 돈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 예금주들의 발길로 분주했다.

이 곳을 찾은 이모(36·여)씨는 “솔로몬(저축은행)이 업계 1위이고 안정적이라고 해서 믿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당황스럽다”며 “보호 받을 수 있는 5000만원 이하만 넣어 놓긴 했지만 불안해서 이렇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심모(67·여)씨도 “지난해 제일저축은행에 5000만원 이상 돈을 넣어뒀다가 손해를 본 경험이 있어서 그나마 안정적이라는 솔로몬을 찾았는데 이렇게 됐다”며 “이자가 조금이라도 높으면 서민들은 찾을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돼서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솔로몬·미래·한국·한주 저축은행등 4개 저축은행과 계열 저축은행들은 주말을 기해 전격적으로 발표된 퇴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람들의 불안과 초조가 가득했다.

솔로몬저축은행 대치본점엔 이른 아침부터 직원 7명이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방문하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안내를 하고 있었다. 직원 김모씨는 “8시에 출근을 해서 안내를 했는데, 그 이전부터 불안해하는 손님들이 찾아와 줄을 서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저축은행의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조치를 모면하긴 했지만 돈을 찾기 위한 고객들로 붐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진흥저축은행 교대역점에서는 예금을 찾기 위해 방문한 고객이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업무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민들로 가득했다.

방문한 손님을 안내하던 직원은 “지난 금요일에는 퇴출대상 업체가 발표되지 않아 오늘보다 더 사람이 많았다”며 “그래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측은 돈을 찾으려는 손님이 몰리자 총 4개의 창구 중 3개의 창구를 출금업무만 진행하고, 1개의 창구만 예금업무에 할애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출금을 위해 방문한 최모(39·여)씨는 “불과 몇 주 전에 예금을 해서 아직 이자도 못 받았지만 나중에 귀찮은 일이 발생할까봐 미리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는 강모(43)씨도 “만기가 된 예금을 그냥 두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되니까 가만히 둘 수 없었다”며 “사업자금에 쓰려고 맞춰둔 돈을 솔로몬·미래 저축은행에도 맡겨뒀는데 차질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런 분주한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저축은행 대란으로 인한 학습효과 때문인지 시민들의 모습은 침착했다.

한국저축은행 강남지점에서 안내문을 읽고 있던 김모(72)씨는 “상황 정리 되고 2주 동안 돈(가지급금)을 준다니까 별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그냥 혹시나 하고 찾아와 봤다”고 말했다.

한모(61·여)씨도 “지난해 토마토저축은행 사건 때도 기다리니까 돈을 주더라”며 “조금 귀찮긴 하지만 돈만 돌려받을 수 없으면 상관없다”며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가장 큰 문제가 됐던 후순위채권은 이번에도 숱한 피해자를 낳았다.

후순위채에 투자한 윤모(42)씨는 “지난해에 저축은행 사건이 터지고 나서 빼고 싶었지만 저축은행 직원이 ‘만기가 3년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눈 뜨고 돈을 뺏긴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국이나 저축은행이나 개미들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다”며 “이번 문제의 핵심 간부급들은 꼭 처벌받고, 월급·퇴직금 모두 못 받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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