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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구슬 모방 사건’ 경찰 발표, 피의자 진술 무시 논란

‘쇠구슬 모방 사건’ 경찰 발표, 피의자 진술 무시 논란

입력 2012-05-04 00:00
업데이트 2012-05-0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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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쇠구슬 모방 사건을 담당한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의 항변을 묵살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피의자는 “쇠구슬 난사 사건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결코 쇠구슬 난사 사건을 모방한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해당 사건을 쇠구슬 모방 사건으로 발표해 사건을 확대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4일 경남 마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7일 장난감 총으로 비비탄을 쏴 상가 출입문 센서기를 부순 A(30)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9시15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김모(60·여)씨의 가게 출입문에 설치된 센서기를 파손하고 달아난 혐의다.

경찰은 A씨가 센서기를 파손한 방법이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쇠구슬 난사 사건과 유사한 방법인 장난감 총으로 비비탄을 쏴 저지른 것으로 보고 해당 범죄를 모방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A씨에게 “구슬 난사 사건을 아느냐. 해당 범죄를 모방했느냐”고 질문했고 A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 하지만 쇠구슬 난사 사건을 모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피의자가 쇠구슬 난사 사건을 모방했다”고 사건 결과를 발표했다.

자신의 진술이 묵살되고 경찰이 사건 내용을 과장되게 발표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억울한 마음에 지난달 27일 피의자 진술서를 정보공개요청했고 경찰이 작성한 자신의 진술 내용을 확인했다.

진술서에는 경찰이 “쇠구슬 난사 사건을 따라하면서 사회 불만도 표시하고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라고 질문했고, A씨는 “아니다. 사회에 대한 불만도 전혀 없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진술이 기재돼 있었다.

이후 경찰은 A씨에게 “당신만 조용하면 되는데 왜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냐”며 ‘더 이상 문제를 삼지 말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센서기를 실수로 파손한 직후 피해자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수리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피해자도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음부터는 조심하라’는 충고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는 줄 알았지 이렇게까지 사건이 커질 줄 몰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경찰이 사건 이후 쇠구슬 모방 사건으로 발표한 것을 보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모방 범죄의 가능성이 있어 다른 경찰서에서 참고하도록 하기 위한 보고였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쇠구슬 난사 사건과 관련한 모방 범죄의 가능성이 있으니 다른 경찰서에서도 비슷한 사건을 수사하는데 참고하기 위해 (지방청에) 보고했다”며 “단순히 행정 차원에서 보고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보고 차원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들에게 교육시켜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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