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학교폭력 가해자 문자 복원해보니

영주 학교폭력 가해자 문자 복원해보니

입력 2012-04-21 00:00
수정 2012-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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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서클 3개 더 있었다…69건 폭행사례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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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켜주지 못한 ‘꽃 한송이’… 소리만 요란한 학교폭력 대책
또 지켜주지 못한 ‘꽃 한송이’… 소리만 요란한 학교폭력 대책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다 못해 “내가 죽으려는 이유는 학교폭력 때문”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한 경북 영주의 중학교 2학년생 이모(14)군의 교실 책상에 17일 이군의 명복을 비는 국화가 놓여 있다. 이군은 유서 마지막 부분에 “누가 이 유언장을 주웠다면 집으로 갖다 달라.”며 자신의 집 주소를 적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군은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교육 당국의 안이한 대책 속에 지난 16일 목숨을 끊었다.
영주 연합뉴스
학교폭력으로 투신자살한 경북 영주의 중학생 이모(14)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전모(14)군이 만든 불량서클 이외에 또 다른 불량서클 3개가 더 있었음을 밝혀내는 등 이 학교에서의 학교폭력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0일 영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모(14)군이 숨진 이후 이 학교의 폭력 실태파악을 위해 최근 전교생 6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6건(전체의 13.7%)의 피해 사실이 파악됐다. 이 중 17건이 숨진 이군이 유서에서 가해 학생으로 지목한 전모(14)군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금품을 빼앗긴 사례로 언급됐으며, 나머지 69건은 교내 일반 폭행 사례였다. 또 이 학교에는 전군이 만든 ‘○○패밀리’ 외에 또 다른 불량서클 3개가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학교의 상당수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전군을 비롯해 최모(14)·진모(14)군 등 ‘○○패밀리’ 모임 학생 3명이 모두 10여 차례에 걸쳐 숨진 이군을 괴롭힌 것으로 확인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전군 등이 이군을 괴롭힌 경우는 많았지만 10여건만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전군은 숨진 이군 외에 이 학교 학생 9명을 비롯해 다른 학교 학생 2명 등 모두 11명을 괴롭히거나 금품을 빼앗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전군 등 3명의 문자메시지를 복원하는 등 숨진 이군을 괴롭히기 위해 사전 모의를 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며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는 유족 의사 등을 최대한 반영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일부터 영주의 해당 중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인권보호 의무위반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조사에 들어갔다.

영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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