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의 은행 대출금을 가로챘다가 더 큰 빚더미에 앉은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금융회사 대출 모집인으로 일했던 서모(31)씨는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실제 저축은행 직원인 것처럼 속여 친구와 지인에게 접근했다.



　그는 “실적을 올려야 하니 내가 일하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라.” “한도를 채워 대출 받으면 이자는 싸게 해 주겠다.”고 꼬드겼다.

　결정을 하지 못하는 친구에게는 한 술 더 떴다. 서씨는 대출금을 그대로 되갚아 주고 모집인인 자신에게 떨어지는 수수료까지 나눠주겠다고 약속하며 “대출 기록은 남지도 않으니 신용등급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켰다.

　서씨는 이런 수법으로 친구 31명으로부터 12억 4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고급 외제차를 빌려 타고 유흥비 등에 돈을 탕진하던 서씨는 친구들을 속이려고 상환 일자를 지켜 원금과 이자를 조금씩 갚아나가며 눈속임을 했다.

　하지만 30％대의 고금리가 서씨의 발목을 잡았다. 서씨는 돈을 갚으려고 사채까지 끌어다 쓰다 최근 몇 달 동안 상환하지 못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친구들에게 사기 행각마저 들통났다.

　서씨의 친구들은 경찰에서 “은행 명함까지 들고 다녀 감쪽같이 속았다.”면서 “한동안 대출금도 제때 상환되기에 의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당시 서씨의 은행 잔고가 한푼도 없었다.”고 말했다. 대전경찰청 외사계는 서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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