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뺨치는 학교폭력

조폭 뺨치는 학교폭력

입력 2012-02-17 00:00
수정 2012-02-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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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중기 매달고 땅에 묻고… 사흘간 끌고 다니며 폭행

학교 안에서 후배를 기중기에 거꾸로 매달거나 땅에 묻는 등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엽기적인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저지른 고교생 등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특히 선배들로부터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당한 학생들이 후배들에게 똑같은 방식의 행위를 저지르는 등 폭력이 선배에서 후배로 대물림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16일 대구 모 고등학교 졸업생 박모(20)씨와 안모(18)군 등 3학년생 3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권모(17)군 등 2학년 3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군 복무 중인 또 다른 졸업생 임모(20)씨를 입건해 해당 군부대에 수사자료를 넘겼다.

박씨와 임씨는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0년 4월 당시 1학년인 권군이 상급생에게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깊이 1m, 너비 1.5m 크기의 구덩이를 파 목만 나오게 권군을 묻고 20~30분간 있도록 하는 등 28차례에 걸쳐 1~2학년 후배들에게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하거나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후배들의 버릇을 고쳐 주겠다.’며 발을 기중기에 묶어 거꾸로 매달고 입에 개구리를 집어넣는 한편 샤워기에 뜨거운 물을 틀어 강제로 들이켜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수시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인 안군 등 3명은 지난해 4월 방과후 학교에서 2학년인 권군을 흉기로 위협, ‘개처럼 짖으며 바닥을 기라’고 시켰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학교 샤워실에서 1학년 후배들 몸에 오줌을 싸는가 하면 붓으로 항문을 찌르는 등 한해 동안 모두 102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나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권군 등 3명은 지난해 10월 학교 내 저수지에서 1학년 학생을 폭행하고 물에 빠뜨리면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했다. 또 후배들에게 개구리를 잡아 오도록 한 뒤 서로의 입에 넣도록 하는 등 50여 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대구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 중학교 3학년 김모(16)양을 끌고 다니며 무차별 폭행한 10대 남녀 청소년 5명을 구속하고 1명을 보호관찰소로 인계했으며 달아난 1명에 대해 기소중지했다.

박모(16)양과 김모(16)군 등 7명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사흘 동안 김양을 노래방과 여관 등지에 끌고 다니며 마구 폭행했다. 이들은 김양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라이터로 달군 숟가락으로 피부를 지지고 술에 담배 가루 등을 섞어 강제로 마시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12-02-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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