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압박’ 강남서 고교생 자살 잇따라

‘성적 압박’ 강남서 고교생 자살 잇따라

입력 2012-02-15 00:00
수정 2012-02-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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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고1 때 가장 취약…성적 우선 분위기 개선해야”

서울 강남의 고등학교 1학년이 학업 부담으로 고민하다 14일 투신자살한 가운데 최근 이 지역에서 비슷한 사례가 잇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교육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남구 모 고등학교 1학년 B(17)군이 밤늦게 집 근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강북 지역 학교에 다니다 전학을 왔던 B군은 기말고사를 앞두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B군은 엄격한 학교 분위기에 적응을 못 해 수차례 벌점을 받는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교 관계자는 “아이가 학교에서 전문상담사와 상담도 했었는데 문제가 전혀 없었고 밝은 모습이었다”며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가정환경이 어렵다는 것도 사고 뒤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역시 강남권의 한 학교에서도 1학년 C양이 학교 수업 도중 갑자기 4층 교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일이 있었다.

C양은 당시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업 스트레스에 우발적으로 일을 저질렀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아 현재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 전문가들은 예전 ‘8학군’이라는 명칭이 남아있는 강남 지역의 치열한 경쟁 분위기 속에 학생들이 심각한 정신건강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남Wee센터 김희대 실장은 “얼마 전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학생들이 우울·강박증 등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앓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엄청난 학원·과외 스케줄에 치이고 부모의 압박까지 더해져 정서 불안을 경험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밝고 활달한 모습을 보이던 아이들도 첫 중간고사를 거치면서 급격하게 열등감을 느끼고 학교 안에서 ‘약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고1 때가 가장 취약해지는 시기”라며 “성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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