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혹한 질책에 이병 자살, 국가 배상책임”

법원 “가혹한 질책에 이병 자살, 국가 배상책임”

입력 2012-01-09 00:00
수정 2012-01-09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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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계 한계 넘어 ‘털림’ 수준 욕설·폭언”

선임병에게서 심한 욕설, 폭언이 섞인 질책을 받다가 자살한 이병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서창원 부장판사)는 군복무 중 자살한 이모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6천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선임병들이 일반적 훈계나 교육의 한계를 넘어 이른바 ‘털림’으로 불리는 욕설, 폭언, 심한 질책 등 가혹행위를 반복했고, 이 때문에 평소 내성적이던 이씨가 자기 비하와 동기에 대한 미안함, 업무에 대한 중압감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도 간부들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자살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선임병의 욕설, 폭언이 일반적인 사병을 기준으로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했다고 보이지는 않고 이씨도 부대적응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으므로, 국가의 책임 비율은 20%로 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 8월 육군에 입대한 이씨는 11월 모 부대에 운전병으로 배치된 뒤 간부·선임병 인적사항, 출입 차량정보, 사무실 전화번호, 무사고날짜를 제대로 암기하지 못해 선임병으로부터 여러 차례 질책을 받다 한 달 뒤 부대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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