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중학생’ 시도 때도 없이 맞았다

‘자살 중학생’ 시도 때도 없이 맞았다

입력 2011-12-27 00:00
업데이트 2011-12-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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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학생 2명 39회, 19회 폭행..1명 추가 가담 조사

”잘테니까 게임할 때 집 전화로 내 폰에 전화하고 5초 뒤에 끊고 잘 때는 폰으로 5초 전화하고 끊어”

”자고싶으면 빨리 (게임) 시작해라”

”지금 가서 샤워하고 잠깨라. 그리고 바로 게임해”

중학생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가해학생 2명이 이 같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수시로 보내며 각각 숨진 A(14)군을 39차례와 19차례에 걸쳐 폭행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에도 많게는 수십 차례씩 A군과 늦은 시각까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자신들의 인터넷 게임 아이템 확보를 위해 게임을 하도록 강요했다.

또 이들은 A군이 자신들의 지시 사항을 제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상습적으로 폭행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A군의 신체 곳곳에서는 멍 자국 등이 발견됐다.

멍은 엉덩이와 허벅지, 등 부위 등에 집중적으로 발견돼 가해학생들이 피해 학생을 체벌의 하나인 속칭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도구를 사용해 폭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도구를 이용하더라도 상당한 힘을 실어 때려야만 생길 수 있는 줄 형태의 긴 멍 자국도 있었다.

특히 일부 멍 자국은 피멍이나 일반적인 푸른색의 멍이 아니라 색이 노란색 등으로 변하는 상태여서 A군이 오랜 기간 폭행을 당한 점을 입증했다.

가해 학생들은 지난 9월을 전후해 A군의 집에 있는 목검, 단소, 격투기용 글러브 등을 이용해 폭행했다고 경찰에서 진술, 자신들의 행동을 일부 인정했지만 여전히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가해 학생들은 격투기를 하는 A군의 친형(고교생)이 사용하는 다양한 운동기구로 이 같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 학생의 아파트 CCTV를 날짜별로 분석해 이들의 폭행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지난 3개월동안 이들의 휴대전화 위치를 분석해 A군의 아파트에 출입한 횟수, A군과 함께 이동했는지 여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그러나 가해 학생들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해 당초 실시할 예정이던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조사는 당분간 보류키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경찰은 유서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또다른 동급생 한 명이 A군에게 추가로 폭력을 휘두른 사실을 확인, 이 학생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 학생으로부터 A군을 무릎 꿇리고 손을 들게 하는가 하면 숙제를 대신시키고 뺨을 때린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학생이 가해학생 2명과의 공범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어 CCTV와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밖에 경찰은 이들 3명 외에도 A군을 폭행한 학생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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