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청장 “수사권 조정 강행땐 사퇴”

조현오청장 “수사권 조정 강행땐 사퇴”

입력 2011-12-13 00:00
업데이트 2011-12-1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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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불출마 선언도… 14일 입법예고 종료 앞두고 전방위 압박

조현오 경찰청장이 12일 입법예고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담은 대통령령에 경찰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항의 표시로 “사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배수진을 쳤다. 오는 14일 끝나는 입법예고에 맞춰 국무총리실을 겨냥한 압박이다. 또 사퇴의 진정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뜻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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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조현오 경찰청장
조 청장은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30년 동안 직에 연연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역할과 기능을 못 하면 그만둬야지.”라며 수정 없이 입법예고안이 확정되면 사퇴할 뜻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또 “억지로 더 붙어 있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은 안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사퇴하는 게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자체가 모순돼 현장에서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수사권 조정과 사퇴를 연결짓는 데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대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무총리실의 ‘강제 조정안’에 대해 들끓는 10만 경찰의 입장을 수뇌부로서 대변함과 동시에 거취 문제가 지나치게 부각, 자칫 집단이기주의로 비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국무총리실은 입법예고가 끝난 뒤 이번 주말쯤 검경 양측을 불러 최종 조율 과정을 거칠 예정이기 때문에 논의 결과가 조 청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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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민생치안 총력”  이강덕(앞)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12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15층에서 열린 ‘연말연시 민생치안 총력추진 회의’에 앞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위 장소에 투입됐던 경찰기동대 등 경찰력을 치안 현장에 배치해 서민 보호와 민생 범죄 단속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연말연시 민생치안 총력”
이강덕(앞)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12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15층에서 열린 ‘연말연시 민생치안 총력추진 회의’에 앞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위 장소에 투입됐던 경찰기동대 등 경찰력을 치안 현장에 배치해 서민 보호와 민생 범죄 단속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조 청장은 ‘불출마’ 선언도 했다. 총선 출마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과거에) 청장직을 그만두고 총선에 출마하거나 대학교수, 외국 공관장 등을 하는 것도 생각했다.”며 총선 출마 의향을 인정한 뒤 “하지만 경무관·치안감·치안정감 인사를 시작했을 때 이미 총선 출마는 포기했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나아가 ‘수사권 갈등에 대한 항의라는 대의명분을 얻어 출마와 표로 활용하려 한다.’는 항간의 출마설에 대해 “수사권과 연계해 얘기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청장은 지난 10·26 재·보궐선거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의 수사와 관련, ‘부실했다’는 비판에 대해 “한정된 여건 아래 할 만큼 했다.”면서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10일 안에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수사제도를 언급하면서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1-12-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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