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 대표’ 첫 탄생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 대표’ 첫 탄생

입력 2011-12-12 00:00
업데이트 2011-12-1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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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출신 경희대 허윈씨…”한국은 학생 수만 국제화”

내년 외국인 유학생 10만 시대를 앞두고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생회 조직 대표가 선출됐다.

12일 경희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 출신 유학생 허윈(賀云·25·여)씨는 지난 9일 치러진 국내 대학 최초의 ‘총 외국인 유학생회’ 선거에서 96%의 높은 찬성률로 회장에 당선됐다.

이 학교 경영학과 3학년생인 허씨는 중국 내몽골 출신의 호텔경영학과 3학년생 순쯔웨이(孫志偉·22)씨와 함께 앞으로 1년간 경희대에 재학 중인 1천400여명의 외국인 학생을 대변한다.

허씨는 중국에서 3년간 대학에 다니다가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고 한국에 푹 빠져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허씨는 “외국인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고도 언어의 한계에 부닥쳐 낮은 성적을 받는 때가 잦다. 유학생들의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없애주고자 출마를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허씨는 공약으로 ▲일대일 멘토링을 통한 한국어 수준 향상 ▲유학생 장학금 늘리기 ▲다양한 식사메뉴 ▲교내 외국인 전용 과목 증설 등을 내걸었다.

그는 “한국 대학은 ‘국제화’에 굉장히 민감하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대학들이 얘기하는 국제화는 결국 외국인 학생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 정작 유학생들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유학생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허씨는 “4년 가까이 살고도 한국어 실력을 생각만큼 쌓지 못한 것은 한국인 친구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저절로 우애를 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회장에 당선된 순쯔웨이씨는 뉴질랜드 유학을 준비하던 2008년 ‘영어보다 희소성이 있는 한국어가 유용하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꿔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혜택을 늘리고 싶다”며 “체류에 필요한 추가 비용을 생각하면 한국 학생들보다 등록금에 대한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욕적으로 출범한 최초의 총유학생회 앞에는 난관도 많다. 학교 당국과의 협상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허씨는 “당선의 기쁨은 잠깐”이라며 “초대 회장으로서 부담이 크다. 공약을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도 짜야 한다. 2대 총유학생회가 출범할 즈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출입국ㆍ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8만6천971명이며, 정부는 2012년 외국인 유학생 1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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