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어디 있는지 몰라 오히려 자신감이…”

“카메라 어디 있는지 몰라 오히려 자신감이…”

입력 2011-11-08 00:00
업데이트 2011-11-0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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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 마친 KBS 장애인 뉴스앵커 이창훈씨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현장에서 자신감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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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씨
이창훈씨




한국 방송 최초의 장애인 뉴스 앵커 이창훈(25·시각장애 1급)씨는 7일 첫 방송을 마친 뒤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오후 여의도 KBS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완벽하게 했어야 했는데 약간의 실수가 있어서 아쉽다.”면서도 “지난 3개월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월 KBS의 장애인 뉴스 앵커로 선발된 그는 매일 정오 방송되는 KBS 1TV ‘뉴스12’의 새 코너 ‘이창훈의 생활뉴스’를 5분간 진행한다. 장애인 앵커가 뉴스 고정 코너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KBS는 밝혔다.

지난 3개월간 보도본부와 아나운서실에서 실무 교육을 받은 그는 첫 방송에서 중간중간 발음 실수를 했으나 무난하게 주어진 뉴스를 소화했다. 낮 12시 35분께 검은색 양복과 에메랄드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그는 손으로 하단에 설치된 점자단말기를 읽으며 안정된 톤으로 뉴스를 전달했다.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뇌수막염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은 그는 서울신학대·숭실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방송에 대한 꿈을 키웠다. 2007년부터는 한국시각장애인인터넷방송(KBIC) 진행자로 활동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고 지난 7월 523대1의 경쟁률을 뚫고 KBS의 장애인 뉴스 앵커로 선발됐다.

앵커인 만큼 발음에도 신경을 쓴다는 그는 “평소 말이 빠른 편인데, 뉴스할 때 전달력이 있으려면 정확한 발음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발음이 새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자신의 강점으로 자신감을 꼽으며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뉴스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메신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그는 “장애인과 소외계층들이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를 선도하는 계기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KBS는 장애인 앵커의 뉴스 진행을 위해 최신 점자단말기와 점자프린터를 구입하고 업무보조를 위한 임시직원을 따로 고용했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1-11-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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