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원 땀냄새 지상최고 향수였다”

“청해부대원 땀냄새 지상최고 향수였다”

입력 2011-04-26 00:00
수정 2011-04-2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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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텐진호 박상운선장 감사 편지

“불길한 생각으로 백년 같은 시간을 보내고 밝은 하늘 아래서 처음 본 청해부대원들이 우리의 우상이 됐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될 위기에 처했던 한진텐진호(7만 5000t급)의 박상운(47) 선장은 지난 24일 청해부대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무엇으로도 갚지 못할 크나큰 은혜를 입었다.”면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합동참모본부가 25일 공개한 박 선장의 편지는 긴급피난처에 숨어 있던 박 선장과 선원들은 청해부대원들이 자신들을 찾아냈을 때 안도하며 느꼈던 마음을 글로 표현했다. 박 선장은 “크나큰 은혜를 입은 한진텐진호 승조원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탈한 상태에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순항 중”이라면서 “청해부대장과의 무선 통화가 처음 성공했을 때 통렬한 기분은 평생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땀으로 완전히 젖은 군복에서 인도양의 바람을 타고 밀려드는 소금기 잔뜩 안은 그 진한 땀의 향기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향수였다.”면서 “작전 수행을 했으면서도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에 고마워하던 당신들의 모습에 펑펑 울었다. 우리는 그날 다시 태어났다.”고 당시의 감동을 표현했다. 박 선장은 또 긴급피난처에서 통신기를 통해 들려온 청해부대원들의 목소리에 대해 “선원 여러분 안심하라던 무전기 소리는 하늘의 음성과도 같았다.”면서 “아직도 그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웃음 짓게 한다.”고 기억했다. 박 선장은 “앞으로 여러분의 그 모습 백분의 일이라도 닮으려고 애쓰며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청해부대는 지난 21일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으로부터 한진텐진호의 한국인 14명과 인도네시아인 6명 등 선원 20명을 구조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11-04-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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