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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寒半島] 온난화로 냉기 밀어낸 ‘북극진동’…중위도까지 한파 강타

[꽁꽁 언 寒半島] 온난화로 냉기 밀어낸 ‘북극진동’…중위도까지 한파 강타

입력 2011-01-18 00:00
업데이트 2011-01-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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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한파’ 원인과 전망

동아시아를 비롯해 중위도 지역에 있는 유럽과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지난해 말부터 혹한이 몰아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 동안 극지방에서 500년 주기로 반복해 온 소(小)빙하기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같은 ‘이상 한파’의 원인은 무엇이며, 이런 맹추위가 앞으로도 지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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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의 원인으로 ‘북극진동(AO)’과 지구온난화를 꼽는다. 기상 이변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북극진동’은 북극과 중위도(30~45도)지방 사이에 기압차가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이 기압 차이에 따라 찬바람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면서 중위도 지역에 추위가 반복되는 것이다. 북극의 기온이 떨어져 극지방의 기압이 올라가면 북극 진동지수는 올라가고, 반대로 기온이 올라가면 기압이 내려가면서 북극 진동지수가 낮아진다. 북극진동은 보통 10년 주기로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내년 겨울에도 북극진동에 의한 혹한이 세계를 강타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지구 온난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김지영 기상청 기후예측과 연구관은 “지난해 말부터 북극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에서 순환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와 한국을 비롯한 중위도 지역에 한파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미국 국립설빙자료센터(NSIDC)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북극해의 얼음 넓이는 1200만㎢로 1979년 이후 가장 작다. 얼음이 줄어들면서 영하 35도를 기록하던 북극의 온도가 올 들어서는 10도 가까이 올라 영하 25도권에 머물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일정 부분 북극진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하면서도, 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 연구관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온도가 오르면 얼음이 녹고, 이어 극 지방 햇볕의 반사도가 낮아지면서 태양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해 온도가 계속 오르게 된다.”면서 “하지만 에너지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지구의 특성상 온난화만으로 한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기상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극지기후연구부장은 “올해 중위도 지역에 불어닥친 한파는 북극진동 영향 외에도 적도와 태평양 및 인도양의 대류 현상에도 일부 원인이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겨울철 북극진동의 세기는 주로 가을철 시베리아 지역의 강설량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상학자들은 현재 과학기술로 예측 가능한 북극진동 지수가 10일 정도라고 얘기한다. 불과 한달 전인 12월 중순에도 기상청은 “올겨울은 지난해 같은 강추위는 없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결국 1980년도와 2000년 초반에 주로 강하게 발생했던 북극진동 분석 자료를 토대로 기상 전망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1-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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