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설’ 진천 돼지농장마저 구제역 악몽

‘최고 시설’ 진천 돼지농장마저 구제역 악몽

입력 2011-01-15 00:00
수정 2011-01-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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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설에서 최고 품질의 돼지를 생산하는 농장마저도...”

 충북 진천군 진천읍의 한 돼지농장이 애지중지 기르던 돼지 1만5천800여마리 가운데 일부가 구제역 증상을 보여 살처분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은 군 관계자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 농장은 함께 경영해 오던 경기도 이천과 여주 농장에서 잇따른 구제역으로 이미 수만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불과 몇일만에 이곳 농장의 돼지에서까지 구제역 증상이 나온 것.

 이곳에서는 14일 오후 두 마리의 돼지가 코에 수포가 생겼다는 신고가 들어와 방역당국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으나,군은 15일 예방 차원에서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진천군 내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농장은 2002년 5월에도 구제역이 발생,1만5천여마리의 돼지를 묻는 아픔을 겪은 뒤 다시 최고의 시설로 우뚝 일어섰으나 전국적으로 휘몰아치고 있는 구제역 태풍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특히 작년 연말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후 이 농장은 30여명의 직원들에게 한 달 가까이 외출을 금지시켰고 방역소독도 평소보다 더욱 철저히 실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해 사료도 방역소독을 마친 자체 차량으로 운송하는가 하면 어미돼지가 새끼를 낳을 경우 공기접촉을 통한 감염을 우려해 특별관리하는 등 사육에도 정성을 기울여 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소독도 철저히 하고 외부인은 물론 직원들 출입마저 엄격히 통제한 것으로 알려진 농장에 왜 구제역이 돌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진천의 축산업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 같다”고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진천군 내에는 66농가에서 14만5천여마리의 돼지를 키웠으나 15일까지 구제역 확진을 받은 네 농장을 포함,예방적 차원에서 4만5천200여마리가 이미 살처분 매몰됐다.

 또 이 농장 돼지까지 포함하면 살처분 규모는 모두 6만1천여마리로 늘어나 군 내 전체 사육 돼지의 42%가 사라지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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