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들 뿔났다”…자녀 학교 직접 순찰

“아버지들 뿔났다”…자녀 학교 직접 순찰

입력 2010-06-15 00:00
업데이트 2010-06-1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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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초교 아버지회 “경찰 못믿겠다”…매일 방범활동

 여덟살 여자아이가 초등학교에서 납치돼 성폭행까지 당한 ‘김수철 사건’으로 경찰과 교육당국의 아동 안전망에 허점이 드러나자 ‘화가 난’ 아버지들이 직접 학교 주변 지키기에 나섰다.

 ‘김수철 사건’이 발생한 학교와 가까운 서울 영등포의 모 초등학교에서는 지난 11일부터 매일 아버지회 회원 30여 명이 2인 1조로 학교 안팎을 순찰하고 있다.

☞[포토] ‘초등생 성폭행’ 김수철 현장검증

 위험에 처한 학생이 빨리 알아보고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노란색 완장을 차고 야광조끼를 입은 아버지들은 평일 저녁과 주말 교내 운동장과 공터는 물론 학교 주변 우범지역 등지를 돌며 자녀가 범죄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지 감시한다.

 김수철처럼 학교 주변을 배회하는 수상쩍은 어른뿐만 아니라 금품을 갈취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불량 청소년,이따금 나타나는 ‘바바리맨’도 요주의 대상이다.

 교사들이 절반만 출근하는 토요휴업일에는 복도와 화장실 등 건물 내부도 세심하게 살펴 ‘안전 공백’을 메우기로 했다.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면 집에 일찍 들어가도록 권하기도 한다.

 아버지회 회장 김모(45)씨는 15일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고 해서 안전문제까지 선생님들한테 모두 맡기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주변에 우범지대가 많은데다 경찰이 학교 주변을 지키는 것도 임시방편인 것 같아서 직접 순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2학년 딸아이를 둔 박모(36)씨는 “아이를 교실 안까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동네 지리에 익숙한 아버지들이 순찰하면 성범죄나 청소년 흡연 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교도 아버지들의 자발적인 방범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실내는 보안장치가 있어서 그나마 안전하지만 운동장과 학교 주변 공터 등은 범죄에 취약한 편”이라며 “부담스러울까봐 부탁을 못했는데 자율적으로 순찰을 해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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