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이라도… 목숨건 구조중 UDT 1명 숨져

한명이라도… 목숨건 구조중 UDT 1명 숨져

입력 2010-03-31 00:00
업데이트 2010-03-3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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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호준위 천안함 탐색중 의식잃어

군(軍)은 30일 천안함 실종자를 찾기 위해 해난구조대(SSU) 등 민·관 합동 구조대를 동원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수중에서 탐색 작업을 하던 해군 수중폭파팀(UDT) 요원 한주호(53) 준위가 의식을 잃고 숨졌다.





합참은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 함수(艦首·뱃머리) 부분의 함장실에 외부로 밧줄을 연결하는 작업을 마쳤지만, 물 흐름이 빨라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밤 10시25분까지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찾는 데 진전은 없었다. 구조대는 오후 3시20분쯤 전날에 이어 함미 복도로 연결된 문틈을 통해 공기통 2개 분량의 공기를 주입했다.

해군 관계자는 “구조작업에 적당한 ‘정조’(停潮·조류의 흐름이 약해지는 때) 시간을 전후해 유속 등을 지켜보며 계속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찾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물살이 가장 빠른 ‘사리’가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계속돼 실종자 수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함수 쪽 탐색 작업을 맡았던 한 준위는 작업 40분 남짓 만인 오후 3시20분쯤 저체온증과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어 응급의료장비가 갖춰진 미군 구조함 살보함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3도 안팎의 차가운 물 속에서 한계시간을 넘겨 구조작업을 벌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한 준위의 순직을 보고받고 “유감스럽다.”면서 “실종자 구출도 중요하지만 안전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빠른 조치가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 더욱 안전에 유의하면서 실종자 구조 작업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경기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엄수된다.

군은 천안함 침몰 닷새째를 맞아 해저에 가라앉은 함미(艦尾·배꼬리)와 함수에 생존해 있을지 모를 실종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선체 진입과 선내 수색에 힘을 쏟았다. 생존자들의 최대 생존 한계시간으로 상정된 ‘69시간’이 전날 오후 6시30분으로 지나버렸지만, 구조작업은 계속됐다. SSU와 UDT, 특전사 요원 170여명은 함수와 함미로 나뉘어 선체 접근을 시도했다. 이들은 구조작업이 더디자 유속이 빠른 시간대에도 수색을 계속했다.

백령도 인근 침몰 현장에서 동남쪽으로 6.4㎞ 떨어진 해저에서 함수 선체의 진입로를 확보한 게 가장 큰 성과였다. UDT 요원들이 수심 20m 아래에 있는 함수의 함장실 출입구를 열고 외부와 닿는 ‘밧줄(와이어)’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일단 진입로가 확보되자 이들은 조를 나눠, 한 조가 잠수해 5~7분 동안 출입구 안쪽을 탐색하며 밧줄을 걸어 진척상황을 표시하면 다음 조가 이어받아 작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생존자를 찾았다. 하지만 열악한 시계(視界)와 낮은 수온, 5.3노트(시속 9.8㎞)의 빠른 물 흐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종자들이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는 함수 쪽보다 구조 작업이 더 힘들었다. 군은 새벽 2시부터 함미가 있는 지점에 고무보트로 접근했지만, 시계 불량과 빠른 유속으로 구조 작업이 쉽지 않았다. 가까스로 SSU 잠수사들이 오전 7시40분부터 100분 남짓 함미 선체에 접근해 진입로 확보를 시도했다. 하지만 조명등을 비추고도 30㎝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흐려 어려움이 따랐다. 함미 선체가 왼쪽으로 90도 기울어져 있어 내부 복도가 갯벌로 막혀 있는 데다, 폭발 충격으로 격실문이 뒤틀어져 진입을 가로막았다. 군은 선체의 벌어진 틈 사이로 산소를 주입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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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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