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2년 배운 18세 일본 소녀의 ‘독도론’

한국어 2년 배운 18세 일본 소녀의 ‘독도론’

입력 2010-03-13 00:00
업데이트 2010-03-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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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한국 땅일까,일본 땅일까?”

 도쿄도립 국제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오키 가나(靑木奏.18)양은 지난해 여름 한국에 갔다가 이런 의문에 빠져들었다.

 한국인 친구를 사귄 걸 계기로 학교에서 2년째 매주 2번씩 한국어를 배운 아오키양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에서 한달간 어학당에 다니게 됐고,이 기회에 양국 간 뜨거운 논쟁의 주제인 독도에 대해 일본인 친구 약 20명과 한국에서 만난 한국인 15명을 상대로 인터뷰도 했다.

 일본인 친구들은 대부분 “잘 모르겠다”거나 “어느 쪽도 아니다”라는 등 무관심한 반면,한국인들은 한결같이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대답했을뿐만 아니라 한일간 여러 문제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는 걸 보고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라는 충격을 받았다.

 아오키양도 한국에 있을 때에는 “역시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일본에 돌아온 뒤 독도에 관한 문헌과 자료를 살펴보고,이 문제를 제3자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검토했다.

 그 결과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는 문제에 대한 생각은 “잘 모르겠다”는 쪽으로 다시 바뀌었다.

 정확히 말하면 ‘누구의 땅이냐’보다 ‘한일 양국 국민들이 왜 같은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독도 문제를 계기로 양국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한국과 일본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게 아오키양이 내린 잠정적인 결론이다.

 다음 달 고교 3학년이 되는 아오키양은 13일 오후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국문화원 2층 한마당홀에서 열린 금호.아시아나배 ‘말해봐요 한국어’ 고교생 대회에서 또렷한 한국어로 이런 생각을 풀어내 150명 청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은 아오키양은 대회 후 기자에게 “선생님과 상담을 한 결과 앞으로 독도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사나 한일 관계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언어는 그 나라를 알기 위한 ‘입구’라고 생각한다.대학에서는 한국어를 전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고상인 최우수상은 ‘한국과 일본과 나’를 주제로 발표한 오카야마(岡山)현립 구라사키 세이료 고등학교 1학년 허경화(17)양이 받았다.

 재일한국인 4세인 허양은 작년 여름 한국에 갔을 때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여행 안내원이 “한국 사람인 여러분이 왜 일본에서 사는지 아세요? 여러분은 이것을 제대로 배워야 해요.한 민족이 둘로 갈라져 서로 다치게 하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라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걸 듣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는 경험을 한국어로 풀어내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허양은 대회 후 “한국어와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중국어까지 배워서 국제기구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털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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