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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애로계층’ 통계발표 딜레마

‘취업애로계층’ 통계발표 딜레마

입력 2010-01-25 00:00
업데이트 2010-01-2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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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첫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앞두고 기획재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정부는 그동안 통계청의 실업률(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의 비중) 외에 비공식 지표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에서 ‘사실상 실업자’가 300만~400만에 이른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공식 실업자 88만명과 괴리가 커진 셈이다. 국가고용전략회의의 ‘첫 작품’을 내놓으면서 88만명을 고집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결국 ‘취업애로계층’이란 개념을 들고 나왔다. 기존 실업자에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비경제활동인구(42만 5000명)와 주 36시간 미만 일하는 불완전취업자(50만 9000명)를 보탠 숫자다. 지난해 취업애로계층은 182만명, 올해는 188만명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 발표 전까지 격론이 있었다. “경기를 실제로 반영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고, 또 다른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발표할지도 부정적이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왜일까. 재정부 관계자는 “노동시장 주변층(취업애로계층)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책적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맞다.”면서도 “통계를 발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 말하는 300만~400만이면 집에서 애 보겠다는 주부도 다 나와서 일하라는 얘기”라면서 “황당한 수치로 불안감이 증폭되니까 군인과 재소자 정도를 빼고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을 다 포함시켜 봤자 182만명이란 것을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 통계를 가장 폭넓게 잡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노동통계청(BLS)은 실업통계를 6단계(U1~U6)로 나눠 발표한다. 우리의 실업률에 해당하는 게 U3. 구직단념자(1년 이내에 구직 활동을 했고, 현재 일할 능력과 의사는 있지만 임금 등이 맞지 않아 구직을 안 한 경우)를 포함한 U4, 기타 한계근로자(가사·육아 등의 사유로 구직 활동을 안 한 경우)를 더한 U5, 불완전취업자까지 보탠 수치가 U6다. 취업애로계층은 U6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우리도 공식 실업률만 고집할게 아니라 다양한 범위의 통계를 발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공식실업률과 더불어 확장된 실업통계를 발표할 필요가 있다.”면서 “만약 낮은 단계의 실업률은 문제가 없지만 그 이상에서 문제가 있다면 추가된 사람들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1-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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