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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 이용 빙판길 녹인다

지열 이용 빙판길 녹인다

입력 2010-01-08 00:00
업데이트 2010-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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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地熱)을 이용해 눈을 녹이는 기술이 국내 도로에 적용된다. 큰 눈이 온 뒤 고질적으로 되풀이되는 ‘빙판길’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1·4 폭설’ 기간 동안 이 기술을 시험 적용한 결과 현재 상용화된 열선(스노 히팅 코일) 시스템보다 비용을 4분의1 이하로 줄이면서도 효과는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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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본지가 한국도로교통연구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도권 지역의 고속도로 터널 출구와 교량에 ‘지열을 이용한 자동융설시스템’이 시범 적용된다. 터널 출구와 교량은 제설작업이 어렵고 교통사고 등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4차로 기준으로 100m가 설치된다. 연구원은 지난해 3월부터 지열을 이용해 눈을 녹이는 기술 개발에 착수해 45m 길이의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12월 개발을 완료했다. 시스템 설계도에 따르면 지하 150m 깊이에 설치된 관에 물이 통과하면서 주변 평균온도인 섭씨 15도의 지열에 데워진다. 다시 이 물을 도로 밑 5㎝에 설치된 관으로 끌어올리면 열이 지상으로 전달돼 도로 온도가 섭씨 5도로 유지된다.

연구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도로교통연구원에 시범 설치한 1차선 도로 45m에서 지난해 12월27일 2.6㎝의 눈이 왔을 때 실험한 결과 눈이 곧바로 녹은 것으로 관찰됐다.

지난 4일 17㎝의 눈이 쌓인 상황에서 실험한 결과, 2시간30분 만에 모두 녹았다. 실제로 차량이 운행하는 상황에서는 눈이 더 빨리 녹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상용화된 열선(熱線) 방식은 4시간가량 작동해야 서서히 눈이 녹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선 방식과 비교해 비용이 16~25%밖에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2.6㎝의 적설량을 기록한 지난달 27일 45m 도로를 녹이는 데 불과 냉장고 1대(1.7㎾), 지난 4일 17㎝를 녹이는 데 냉장고 2~3대(5.3㎾) 사용량의 전력이 소요됐다. 또 최근 서울 서래마을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고장이 잦은 열선 방식과 달리 특수 배관을 사용하는 지열 방식은 1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갖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0-01-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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