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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특정교회, 적반하장 큰소리”… 한교총 “영업장 취급 말라”

文 “특정교회, 적반하장 큰소리”… 한교총 “영업장 취급 말라”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20-08-27 21:52
업데이트 2020-08-2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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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교회지도자 간담회 ‘신경전’

文 “일부 몰상식 한국 교회 신망 해쳐”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타깃 비판
의료계엔 “전시에 전장 이탈” 직격탄
한교총 “종교 자유, 목숨과도 못 바꿔”
참석자들 ‘가짜뉴스’ 엄정대응 요청에
文 “대통령 욕, 기분 풀리면 좋아”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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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자유’ 신경전… 文 “불가피 땐 규제” 한교총 “목숨과도 못 바꿔”
‘종교 자유’ 신경전… 文 “불가피 땐 규제” 한교총 “목숨과도 못 바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교회 지도자들의 간담회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둘러싼 신경전이 감지됐다. 문 대통령은 “종교의 자유 자체는 절대적 권리이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영(왼쪽 세 번째)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이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다. (대통령의 발언이) 종교의 자유를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놀랐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왼쪽부터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문수석·김태영 한교총 공동대표, 문 대통령.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교회지도자 간담회에서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를 겨냥해 “특정 교회가 방역을 거부, 방해하면서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또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했다. 이에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은 “정부가 교회나 사찰, 성당을 영업장·사업장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교회지도자 16명을 만난 자리에서 “대다수 교회가 방역지침에 협력하면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하고 있지만 일부 교회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를 거명하진 않았지만 이들에게 코로나 재확산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그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300여명에 달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큰소리를 치고, 방역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온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기독교”라고 했다.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 일부 교회에는 자제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심정을 이해하지만 예배나 기도가 바이러스로부터 지켜 주지는 못한다”면서 “방역은 신앙이 아닌 과학·의학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집단행동도 직격했다. 문 대통령은 “전시가 되면 휴가·외출을 나갔던 군인들도 돌아와 총을 잡는데, 코로나 위기에서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전시에 전장을 이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개신교계 최대 단체인 한교총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 회장은 “대통령께서 ‘어떤 종교의 자유도 지금의 엄청난 피해 앞에서는 말할 수 없다’고 했는데,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 크게 놀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방역에 협조하겠지만 예배를 지키는 일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전체 교회를 막는 방식은 오래가지 못한다. 교회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종교의 자유는 절대적 권리이지만, 불가피한 경우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돼 있다”면서 “지도자분들께서 인정하셔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이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 대응을 요청하자 문 대통령이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허용해도 된다.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다만 “방역을 방해하는 가짜뉴스는 허용할 수 없다. 일부 교회가 진원이라는 말도 있으니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오고 간 발언들에서 의견차가 감지됐지만, 강민석 대변인은 “충돌이 아니라 교감하고 접점을 모색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0-08-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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