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정상회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전(현지 시간) 중국 항저우 서호(서호)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6. 09. 05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기존의 입장 차이를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사드로 촉발된 양국의 갈등이 점차 관리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에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사드 문제와 북핵, 한중관계 등에 대해 비교적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정상회담은 지난 7월 8일 한미 군 당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결정한 이후 한중정상 간의 첫 대면이었기에 향후 사드 문제와 한중관계의 향배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으로 주목받아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방어적 자위조치로서 왜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는 데 주력했고, 시 주석은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 시스템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그러나 양국 정상이 확전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직접 만나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고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는)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이라면서 시 주석에게 직접 이른바 ‘조건부 사드배치론’을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정상회담에 대해 “정상 차원에서 상대방에 입장을 얘기하고, 이해를 높이고 하는 그런 긍정적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한미중간 소통을 통해서도 건설적이고 포괄적인 논의를 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한 점도 주목된다.
양국 정상이 이날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유난히 강조, 사드 관련 입장차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시 주석은 사드배치 반대를, 박 대통령의 중국 측의 이해를 각각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한중관계가 구존동이(求存同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 것)를 넘어 구동화이(求同化異)를 지향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동화이는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고 서로 이견이 있는 부분까지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자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또 “저와 우리 정부는 한중관계를 중시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한중관계를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하며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중한관계가 올바른 궤도에서 안정적으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며, 지역·세계의 평화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드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근본적 인식차는 여전해 일정 수준의 긴장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금 단계에서 매듭짓고 그럴 단계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중간 전략적 소통을 하고, 우리의 입장을 계속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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