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 귀순 태영호 공사는 빨치산 가문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항일 빨치산 1세대이자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태병렬 인민군 대장의 아들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사진은 태영호 공사가 2004년 4월 5일 평양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2016-08-18 사진=AP 연합뉴스
북한에서는 출신 성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두혈통’과 ‘빨치산 혈통’은 북한 권력층을 지탱하는 두 핵심 줄기로 꼽힌다.
우선 ‘백두혈통’은 김일성 주석의 핏줄을 이어받은 이른바 ‘로열패밀리’를 의미한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 삼부자’와 이들의 형제자매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의 후계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김정일의 뒤를 이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들이 백두혈통이었기 때문이다.
처형된 장성택의 아내인 김경희나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도 같은 이유로 별다른 업적 없이도 북한 내에서 요직을 차지할 수 있었다.
‘빨치산 혈통’은 백두혈통 밑에서 북한 집권층을 떠받치는 다른 한 축이다. 백두혈통이 신라 시대 ‘성골’이라면 빨치산 혈통은 ‘진골’쯤으로 볼 수 있으며, 김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동지들과 그 후손들을 지칭한다.
올해 들어 북한 내 2인자의 자리를 굳힌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현재 빨치산 혈통을 대표하는 인물로 지목된다. 그의 아버지 최현은 김 주석의 빨치산 동지였다.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오일정 부자(父子)와 오중흡·오극렬 등 오씨 가문 등도 빨치산 혈통이다.
해방 이후 북한 유공자들이 사망 후 신미리 애국열사릉에 묻히는 데 반해 빨치산 출신들은 이보다 급이 높은 대성산 혁명열사릉에 안장되는 것만으로도 북한에서 빨치산 혈통이 차지하는 위상을 엿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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